봉준호 “우린 이미 계엄 극복했다…남은 건 법적 절차뿐”

Է:2025-02-20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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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키 17’ 기자간담회

20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열린 영화 '미키17' 기자간담회에서 봉준호 감독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봉준호 감독이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우리 시민들은 이미 계엄을 극복했다”며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봉 감독은 20일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미키17’ 기자간담회에서 계엄 사태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계엄령 뉴스가 나왔을 때 마크 러팔로가 이메일로 ‘괜찮냐’고 물어서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며 “블랙핑크 로제의 노래가 빌보드 차트에 올랐다는 얘기들을 하던 와중에 갑자기 계엄령이 터져 생경했다”고 돌이켰다.

그는 “그렇지만 우리는 지금 이렇게 영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음악이나 영화뿐 아니라 우리의 일상은 거침없이 계속되고 있다. 어제는 즐겁게 시사회도 했다”면서 “그게 계엄을 이미 극복한 우리 시민들의 자랑스러운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계엄은 이미 극복됐고, 이젠 법적, 형식적 절차가 남아있을 뿐”이라고 했다.

지난 17일 국내 언론에 공개된 ‘미키17’은 현실 정치를 떠올리게 한다는 평을 들었다. 한국 정치 상황이나 특정 정치인의 모습을 그대로 차용한 것 같다거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풍자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극 중 독재자로 묘사된 정치인 캐릭터 이름이 케네스 마셜(Kenneth Marshall)인데, 계엄령이 영어로 ‘먀셜 로(Martial law)’라는 점도 화제가 됐다.

20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점에서 열린 영화 '미키17' 기자간담회에서 봉준호 감독(왼쪽부터), 배우 나오미 애키, 마크 러팔로, 스티븐 연, 최두호 프로듀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해석들과 관련해 봉 감독은 “2021년에 시나리오를 완성했고 2022년에 촬영을 마친 작품”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그는 “역사 속 존재했던 다양한 정치적 악몽들, 여러 독재자 모습이 녹아 있어서 나라마다 자기들 역사를 투사시켜서 보는 것 같다”며 “이탈리아 기자는 무솔리니를 떠올리게 한다고 말하더라”고 전했다.

마셜 역을 맡은 러팔로는 극 중 마셜이 휘두르는 폭력과 위협에 관해 “국가 폭력이 압도적이고 극단적으로 다가올 때가 있다”면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은 사람들의 힘이다. 그 힘의 근원에는 서로에 대한 사랑과 마음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같은 사람들이 일어나면 강력한 힘을 가진다는 점을 영화는 보여준다. 폭력은 와해하기 마련”이라고 언급했다.

봉 감독의 여덟번째 장편 영화 ‘미키 17’은 얼음으로 덮인 우주 행성 개척에 투입돼 위험한 임무를 맡고 죽음을 반복하는 복제인간 미키(로버트 패틴슨)의 여정을 그렸다. 미국 작가 에드워드 애슈턴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이 작품을 통해 의도한 바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봉 감독은 “영화를 만들 때 그런 목표나 깃발을 들지는 않는다”며 “자본주의 분석은 사회과학을 공부하는 분들이 책에서 명확하고 효율적으로 설명한다. 영화는 그런 것보다, 그런 틈바구니에서 숨 쉬는 인간들의 감정을 나눠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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