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의 ‘쌍둥이’ 사령탑들이 불꽃 튀는 2위 싸움에 돌입했다. 동생 조동현 감독이 이끄는 울산 현대모비스가 주춤한 사이 형 조상현 감독의 창원 LG가 상승세를 타면서 피를 말리는 순위 경쟁이 시작됐다.
현대모비스는 4일 현재 2024-2025 KBL 정규리그에서 21승 13패로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3위 LG(21승 14패)보다 한 경기를 덜 치른 가운데 0.5경기 차로 앞서 있다. LG가 전날 1위 서울 SK(28승 7패)에 일격을 당하기 전까지 두 팀은 공동 2위를 형성했다.
SK가 선두 독주 체제를 굳힌 상황이지만 두 감독은 2위 자리를 포기할 수 없다. 리그 최종 1,2위가 4강 플레이오프(PO)에 직행해서다. 간발의 차로 3위가 되면 6강 PO부터 우승 경쟁을 시작해야 한다.
리그 최다 평균 득점(81.8점)을 기록 중인 현대모비스는 두 외국인 선수 숀 롱과 게이지 프림의 골밑 장악력과 팀 조직력을 앞세워 안정적으로 승수를 쌓아왔다. 신형 에이스 이우석도 꾸준한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베테랑 전천후 빅맨 함지훈이 손가락 부상으로 이탈하는 악재를 만나 최근 5경기 1승 4패로 부진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3일 트레이드로 승부수를 띄웠다. 대구 한국가스공사에 김준일을 내주고 이대헌을 영입했다. 둘 다 빅맨이지만 외곽슛 능력을 갖춘 이대헌의 활용도에 주목했다. 현대모비스는 리그에서 가장 적은 3점슛(7.4개)을 기록 중이다.
LG는 SK에 발목을 잡히기 전 7연승으로 오름세를 탔다. 지난 시즌에 이어 최소 실점 2위(72.9점)의 ‘짠물 수비’를 펼치고 있다. 14.5점을 책임지는 아시아쿼터 선수 칼 타마요가 버틴 가운데 지난 시즌 리바운드 왕 아셈 마레이가 부상에서 복귀했다.
유기상, 두경민 등 주축 가드들이 부상에 빠졌지만 히든카드로 여겨졌던 신예 양준석이 공백을 메우고 있다. 최근엔 시즌 초 잠잠했던 불꽃 슈터 전성현이 장기인 3점슛으로 화력을 보태고 있다.
양 팀은 올 시즌 두 차례 맞대결을 남겨뒀다. 현대모비스가 상대전적 3승 1패로 우위에 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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