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의 군인 대상 체크카드(나라사랑카드)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은행들이 앞다퉈 군과의 접촉면을 늘리고 있다. 올 하반기 전역 장교 채용에 적극 나서는 등 연 20만 장병을 잠재 고객으로 유치하기 위한 은행들의 물밑 전투가 한창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말 나라사랑카드 2기 사업이 만료되면서 내년 초 새로운 3기 사업자가 선정될 예정이다. 이에 국방부는 최근 나라사랑카드 3기 운영대행사 입찰공고를 내고 연말까지 확정할 계획이다. 선정된 대행사는 늦어도 내년 3월까지 제휴 은행을 선정한다.
제휴 은행 자리를 노리는 은행들의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전역 장교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선 은행들의 행보가 주목된다. KB국민은행은 하반기 신규 채용에서 전역 장교 특별채용 부문을 신설했다. 우리은행도 하반기 신입 공채에서 전역 장교를 대상으로 하는 ‘우리 히어로’ 부문을 신설했다. 여기에 군 고위급장교 출신에 대한 특별채용도 함께 하고 있다.
나라사랑카드 1기 사업자로 선정됐다가 2기 입찰에서 고배를 마신 신한은행은 지난해부터 리더십 특별채용을 통해 전역 장교를 선발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군 장병과 병역명문가를 대상으로 한 ‘군 상생금융 패키지’를 내놓았다. 군 관련 전용 상품과 대출 시 금리 우대 등이 포함됐다.
KB국민은행과 함께 나라사랑카드 2기 사업자를 맡은 IBK기업은행은 꾸준히 군 관련 후원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호국장학재단과 장학금 기부 협약을 체결하고 군인 자녀들의 학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최근에는 육군 제15보병사단과 함께 ‘e스포츠 IBK리그전’을 개최하는 등 ‘군심(軍心)’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나라사랑카드 사업은 장병들의 월급을 예금으로 확보할 수 있는 데다 20대 잠재고객을 새로 유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크다. 특히 제대 후에도 계속 계좌를 이용할 잠재고객을 매년 20만명 이상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은행 입장에선 매력적인 기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장 수익을 바라기보다는 장병들이 향후 주 고객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은행들의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3기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군심을 잡기 위한 은행권의 구애는 한동안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2기 사업자 선정 당시 평가위원을 보면 15명 중 10명이 군인이었고, 군인 대상 복지와 금융서비스 제공 등이 사업자 선정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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