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정밀이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는 영풍과 사모펀드운용사 MBK파트너스 측을 배임 혐의로 고소했다. 영풍의 계열사인 영풍정밀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일가의 지분이 더 많다. 최 회장 측이 본격적으로 반격에 나서는 모습이다.
영풍정밀은 20일 영풍 주주로서 장형진 영풍 고문과 MBK, 김광일 MBK 부회장, 영풍의 사외이사 3인(박병욱 회계법인 청 대표, 박정옥 설원복지재단 이사, 최창원 전 국무총리실 제1차장)을 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영풍정밀은 영풍이 MBK와 맺은 주주 간 계약으로 인해 영풍 법인이 손해를 봤다고 주장한다. 영풍정밀은 “밀실 공모로 이뤄진 MBK와 영풍의 계약으로 주식회사 영풍은 손해를 보지만 MBK와 김 부회장은 이득을 취하게 돼 중대한 문제가 있다”면서 “이런 의사결정 과정에서 장 고문의 지시가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영풍은 10년간 고려아연 주식을 제3자에게 처분할 수 없고, 10년이 경과한 이후에는 MBK가 우선매수권을 가져 회사 이익이 침해됐다는 주장이다.
영풍정밀은 사외이사 3인은 이를 제대로 감시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영풍정밀은 “영풍이 자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고려아연 지분 절반 이상을 처분하면서 주주총회 특별결의 등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대표이사 2명이 구속된 상태에서 사외이사 3인만으로 중대한 결정이 이뤄졌다”면서 “사외이사의 선관주의 의무에 전적으로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다. 영풍정밀의 최대 주주는 최 회장의 모친인 유중근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다. 현재 영풍정밀 경영은 최 회장의 작은아버지인 최창규 회장이 맡고 있다.
고려아연은 소송전을 통해 영풍과 MBK파트너스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앞으로도 이번 공개매수에 가담한 자들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묻기 위해 단호하게 법적 대응을 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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