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은 송편, 갈비찜, 전 등 각종 전통 음식들이 상을 가득 채우며 입이 즐거운 명절 중 하나다. 하지만 이런 풍성함 뒤에는 과식으로 인한 복부 팽만감, 복통 등의 소화불량을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명절 음식이 소화불량을 초래하는 이유는 대부분 음식들이 기름지고 칼로리가 높기 때문이다. 고단백 식품인 고기류는 소화가 빠르게 되지 않아 포만감이 오래 지속되지만, 과식할 경우 소화장애를 일으킬 확률이 높다. 기름으로 조리한 부침류는 소화관에서 쉽게 흡수되지 않고 장에 오래 머물며 위장관의 연동 운동을 저하시켜 소화불량의 원인이 된다.
한의학에서 과식과 기름진 음식은 몸에 ‘습담(濕痰)’을 증가시킨다고 본다. 습담은 몸속의 노폐물과 독소 등을 말하는 개념으로, 체액의 순환을 방해해 위장 기능을 약화시키고 소화장애를 일으킨다. 이런 소화불량의 예방·치료에 한약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 ‘평위산(平胃散)’이 있는데, 위장의 운동을 도와 음식물과 노폐물을 제거하고 소화 기능을 개선한다. 평위산은 소화불량뿐만 아니라 위장에 가스가 차는 증상, 복부 팽만감을 해소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또 다른 처방으로는 ‘육군자탕(六君子湯)’이 있다. 위장이 약하고 조금만 먹어도 체하며 만성적 소화불량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효과적이다.
이 외에도 혈자리를 마사지하면 소화불량을 해소하는데 도움된다. ‘합곡혈(合谷穴)’은 소화장애를 완화할 수 있는 대표적 혈자리다. 엄지와 검지 사이 손등에 있는 합곡혈을 엄지 손가락으로 원을 그리듯이 지압해주면 증상 해소에 좋다.
‘내관혈(內關穴)’ 마사지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손목 정중앙으로부터 3㎝ 내려간 곳에 있는 내관혈을 5~10회 정도 지긋이 누르면 구역감이 완화되고 증상을 진정시킬 수 있다.
추석 연휴 소화불량을 방치하면 즐거운 명절이 고통으로 변할 수 있다. 적당한 양의 음식을 섭취하고 식사 후 가볍게 산책하며 생강차 같은 따뜻한 차를 마셔보는 건 어떨까.
문자영 천안자생한방병원장
문자영 천안자생한방병원장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