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도에서 시속 166~237㎞로 과속 질주하고 이를 촬영해 유튜브에 올린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무더기 검거됐다. 이번 사례는 경찰이 무인단속기나 암행순찰차가 아닌 유튜브 영상을 추적해 운전자를 검거한 최초 사례다.
경기 포천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초과속 운전) 혐의로 오토바이 운전자 12명을 검거해 9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28일 밝혔다. 범죄 일시가 특정된 피의자 2명에게는 면허취소와 정지 처분이 내려졌다.
이들은 2021년부터 지난 5월까지 규정속도가 시속 70㎞인 포천시 47번 국도에서 시속 166~237㎞로 운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당시 질주 영상을 촬영해 유튜브 채널에 올리고 “포천 지역이 달리기 좋은 곳”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영상이 공유되면서 포천 관내 도로는 ‘포천 아우토반’ 또는 ‘포우토반’으로 알려졌고 바이크족의 성지가 됐다.
경찰은 포천 관내 도로에서 시속 200㎞를 넘는 속도로 주행하는 등 과속 질주가 만연해지고 이로 인한 오토바이 사망 사고가 발생하자 집중 단속에 나섰다.
경찰은 유튜브 영상을 정밀 분석해 오토바이의 기종과 번호 일부를 확인한 뒤 전국에 등록된 동일 기종 오토바이 소유주 정보를 추출했다. 이후 영상 속 운전자 얼굴과 소유주를 일일이 대조해 운전자를 특정하고 도로교통공단에 속도 감정을 의뢰해 증거를 보강했다.
피의자들은 경찰 조사에서 “유튜브를 통해 포천이 교통량이 적고 직선 도로라 속도를 즐기기 좋은 도로임을 알게 됐다”며 “젊은 시절 추억을 남기기 위해 영상을 촬영해 유튜브에 올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국도 47호선 등 속도위반이 많은 장소를 선정해 오토바이 단속이 가능한 후면단속장비를 오는 10월부터 구간 단속 방식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과속운전은 다른 운전자들에게 심각한 위협과 인명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며 “규정속도를 지키며 안전 주행 해달라”고 당부했다.
규정 속도를 시속 80㎞ 이상 초과한 초과속 운전은 개정 도로교통법에 따라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규정속도보다 시속 80~100㎞ 초과해 운전할 경우, 3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형을 받게 된다. 100㎞ 이상 초과할 시에는 10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형에 처해진다. 만일 3회 이상 100㎞를 초과해 과속 운전을 한 사실이 적발되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과 함께 면허취소 처분을 받게 된다.
김민경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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