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상태로 과속 운전을 해 사망 사고를 낸 혐의로 기소된 50대 포르쉐 운전자에게 검찰이 징역 7년 6개월을 구형했다.
전주지법 형사4단독 김미경 판사는 26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치상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50)에 대한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A씨에 대해 최대 형량인 징역 7년 6개월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음주 상태로 15분 정도의 거리를 159㎞의 속도로 운전해 5분만에 돌파하는 비상식적인 행동을 했다”며 “사고 후 병원에서 퇴원해 술을 사 마시는 등 음주 수치를 인멸하려는 시도까지 했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에게 위험운전치사상(윤창호법) 혐의를 적용했어야 하지만, 경찰의 부실한 초동 대처로 검찰은 피고인의 음주 수치를 0.036%로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현재 음주, 술 타기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법안도 없고 법정 최고형을 구형하더라도 그 처벌이 상응하는 처벌이라고 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이어 “법이 허용하는 최대 형량을 선고해 유족에게 조금이라도 위로해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지난 6월 27일 오전 0시45분쯤 전주시 덕진구 여의동 호남제일문 광장 사거리에서 음주 상태로 경차를 들이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고로 경차 운전자 B씨(19)가 사망했고, 조수석에 앉은 B씨 친구 역시 크게 다쳐 아직까지 깨어나지 못한 상태다.
B씨와 B씨 친구는 운전 연습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시속 159㎞로 달려온 A씨 차량과 충돌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고통을 호소하는 A씨를 병원에 이송하는 과정에서 음주 측정이나 신분 확인 등의 절차를 이행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A씨에 대한 음주 측정은 사고 발생 2시간 뒤 이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정지 수준인 0.084%로 나왔다. 그러나 병원에서 나온 A씨가 인근 편의점에서 맥주를 구입해 마신 뒤 음주 측정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경찰은 이 수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할 수 없었다.
이에 경찰은 위드마크를 적용해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를 0.051%로 조정해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검찰은 경찰의 역추산 방식만으로는 향후 재판에서 증거로 인정받을 수 없다고 판단해 0.036%로 재조정해 기소했다.
이날 재판에는 숨진 B양의 유족이 참석했다.
B양의 어머니는 “도저히 일을 할 수 없어 술이라도 마셔야 잠을 잔다”며 “제 딸이 돌아올 수만 있다면 저는 지옥에라도 뛰어들 수 있을 것 같다”고 흐느꼈다.
이어 “아직도 그 아이가 탔던 차만 보면 가슴이 아프고 숨이 안 쉬어진다”며 “저는 정말 피고인을 용서할 수 없다. 부디 엄벌에 처해달라”고 호소했다.
B양의 이모 역시 “A씨는 음주 상태에서 과속까지 한 살인자”라며 “가족들이 이렇게 힘들어하는데 피고인은 혼자 병원에 가 퇴원 뒤 술까지 사 마셨다. 이건 ‘술 타기’ 수법이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경찰의 잘못된 대응으로 피고인은 형량을 줄이려고 한다. 그 경찰관은 1개월 감봉 처분만 받았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A씨는 이날 최후진술에서 “피해자와 유족에게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평생 사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말했다.
A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10월 16일 열릴 예정이다.
김민경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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