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새벽 남중국해의 분쟁 지역인 사비나 암초에서 중국 해경과 필리핀 해경이 충돌하는 사건이 발생해 두 나라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중국 해경국은 이날 성명을 내고 필리핀 해경선 두 척이 사비나 암초에 불법으로 접근해 이를 저지하려던 중국 해경 선박과 고의로 충돌했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필리핀 측이 “비전문적이고 위험한 방식으로 행동해 충돌을 초래했다”며 “책임은 전적으로 필리핀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필리핀은 “충돌의 원인은 중국 해안 경비함의 불법적이고 공격적인 기동”이라고 반박했다. 필리핀 당국에 따르면 중국 해경선이 필리핀 선박을 두 차례 들이받아 갑판에 구멍이 생기는 등 선체 일부가 파괴됐다.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과 필리핀이 사비나 암초에서 충돌한 것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다. 사비나 암초는 필리핀 팔라완섬에서 서북쪽으로 약 200㎞ 떨어진 암초 지대로, 최대 영유권 분쟁 구역인 세컨드 토마스 암초보다 필리핀에 더 가까운 해역에 있다.
스탠퍼드대 고디언노트 국립안보혁신센터의 남중국해 해양활동 감시 프로젝트 씨라이트 책임자인 레이 파웰은 이날 워싱턴포스트를 통해 “분쟁의 전선이 필리핀에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며 “지난달 중국과 필리핀이 남중국해 긴장을 완화하기로 합의했지만, 중국이 사비나 암초를 통제하려는 시도는 이러한 합의가 제한적이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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