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전조등을 자신을 괴롭히는 혼령이라고 생각해 해당 차량의 운전자를 폭행하고 살해하려 한 50대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장우영)는 살인미수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A씨(53)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4월 15일 오후 9시쯤 인천시 미추홀구 편의점 앞 길거리에서 화물차 운전기사 B씨(63)를 살해하려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그는 물건 납품을 위해 편의점 앞에 주차돼 있던 B씨 화물차를 둔기로 내리쳤다. 이로 인해 B씨 화물차의 유리창과 사이드미러가 손괴됐고 편의점 유리창도 깨졌다.
A씨는 이 범행 10분 전에는 지나가는 승용차를 세워 운전자 C씨(23)를 폭행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두 차량의 전조등이 자신을 괴롭히는 혼령이라고 생각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그는 범행 당일 “혼령이 옷을 사지 못하게 통제해 화가 난다”며 옷 가게에 불을 지르기 위해 라이터 등 방화 도구를 준비한 사실도 드러났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정신이상 증세를 겪으면서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들을 상대로 범행을 저지르는 등 죄책이 무겁다”며 “특히 살인미수 범행으로 무고한 피해자가 목숨을 잃는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했고 과거 폭행죄로 받은 기소유예 처분 외 전과가 없으며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던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민경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