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의 사업에 거액을 투자했다 돈을 돌려받지 못하자 흉기로 그의 어머니를 살해한 30대 남성에게 중형이 확정됐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지난달 27일 살인·살인예비·특수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오모씨에게 징역 35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오씨는 지난해 7월 21일 여자친구 A씨 집에 찾아가 그의 어머니 B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인터넷 소개팅 앱에서 A씨를 처음 알게 된 오씨는 A씨에게 수차례에 걸쳐 9000만원을 빌려줬다. 이후 두 사람은 연인 사이로 관계가 발전했고, 오씨는 수익금의 60%를 받는 조건으로 A씨가 운영하는 부동산 대행업체에 약 4억원을 또 투자했다.
당시 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던 오씨는 주변 지인에게 돈을 빌려 A씨에게 투자한 것으로 조사됐다.
오씨는 A씨가 “25억원을 벌었다”면서도 약속한 수익금을 지급하지 않자 B씨에게 전화해 수익금 상환을 요청했지만 돌려받지 못했다. 그러던 중 “어머니가 휴대전화를 빼앗아 돈을 송금하지 못하고 있다”는 A씨 말을 듣고 B씨에게도 앙심을 품은 것으로 파악됐다.
오씨는 A씨에게 형사고소를 하겠다며 투자금을 돌라달라고 재차 말했지만 또다시 거절당했고, A씨가 “더 이상 관계를 유지하지 않겠다”고 말하자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오씨는 흉기를 들고 A씨 집 앞에 찾아갔고, 현관문을 열고 나오는 B씨를 밀쳐 집 안으로 들어가 살해했다. 이후 A씨도 살해하려 했지만 당시 A씨는 외출 중이었다.
오씨는 범행 직후 경찰에 전화해 자신이 범행했다고 자수했다.
1심은 A씨의 혐의를 모두 인정해 징역 35년형을 선고했다. A씨는 “양형이 너무 과하다”고 항소했으나, 2심 재판부는 기각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사정을 참작하더라도 원심이 피고인에 대해 징역 35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것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황민주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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