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단체에 주어진 사업운영권을 불법으로 운영하며 수억 원대의 국가보조금을 가로채고, 장애인 수익사업을 핑계로 수십억 원대를 사기 친 전직 대학교수와 조직 폭력배 등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부산 지역 전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 50대 A씨, 조직폭력배 40대 B씨를 구속 송치하고, 이들의 범행을 도운 사회복지사 등 공범 5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2일 밝혔다.
A씨 등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장애인 활동 지원을 위한 국고보조금 5억7400만원을 부정수급하고, 투자자에게 공영주차장 운영권을 주겠다고 속여 3억 4000만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교수 출신 이력을 내세워 지역 장애인 단체에 가입한 뒤 사회에서 알게 된 조직폭력배 B씨를 비롯해 노인 복지단체 대표, 요양보호사, 장애인활동지도사, 사회복지사 등을 끌어들여 해당 단체를 사실상 장악했다.
비장애인인 장애인 단체의 임원이 되거나, 사업을 운영할 수 없음에도 가입한 장애인 단체로부터 공영주차장 운영권을 1000만원에 사들이고, 별도의 조직을 꾸려 사업을 운영하면서 6000만의 수입을 올렸다.
또, 사업권을 사들이면서 받은 장애인 단체 관련 서류, 계좌 등을 이용해 장애인단체 사무총장, 행정부회장, 행정국장 등으로 행세하면서 국가로부터 장애인 활동 보조금 5억 7400만원을 받아 챙겼다. 현금을 많이 보유한 투자자를 물색한 뒤 입지가 좋은 공영주차장 운영권을 주겠다고 속여 3억 4000만원을 받아 가로채기도 했다.
아울러 MZ 조폭 출신인 B씨는 공영주차장, 자판기 운영권을 비롯해 있지도 않은 장애인 대상 세탁·집수리 등 이권 사업을 주겠다며 10여명을 속여 19억 6000만원을 받아 챙겼다. 이 금액 중 일부를 A씨 등과 나눴으나, 대부분 혼자 가진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피해자들은 B씨가 이름 뒤에 장애인 단체명을 넣은 은행 계좌를 사용하는 바람에 별다른 의심 없이 투자금을 송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이 사건과 관련한 첩보를 접수하고 수사를 시작했으며, 지난 3월 같은 사안으로 피해를 봤다고 호소하는 고소장이 연이어 접수되면서 집중 수사를 벌였다.
경찰 관계자는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 단체 등을 이용하거나 사칭하는 악성 사기 범죄에 엄정하게 대응하고, 국민의 혈세인 국고보조금을 부정으로 수급하는 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하게 단속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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