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 황의조(32)의 사생활 영상을 유포하고 협박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형수 A씨가 항소심에서도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4-1부(부장판사 박혜선·오영상·임종효)는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반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에게 1심과 같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및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에 3년간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SNS 특성상 동영상이 무분별하게 유포될 것임을 쉽게 알 수 있으면서도 협박에서 나아가 실제로 영상을 게시해 국내외로 광범위하게 유포되는 결과를 초래했다”면서 “피해자들이 지속적이고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볼 것이라는 점을 알면서도 피고인은 확정적 고의로 범행했고 용서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사 단계부터 범행을 부인하다가 1심에서 반성문을 통해 돌연 자백했으나 이를 언론에 공개해 2차 가해가 이뤄졌으며 사건 내용도 일부 축소 기재하는 등 범행을 진지하게 반성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감형할 이유가 없다고 봤다.
A씨가 피해자에게 2000만원을 형사 공탁한 것에 대해서도 “그 과정을 보면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반영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자신을 황씨의 전 연인이라고 주장하며 황씨와 다른 여성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성관계 동영상을 SNS에 공유하고, 황씨가 다수 여성과 관계를 맺었으며 그들에게 피해를 줬다고 주장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여기에 촬영물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도 받았다.
혐의를 줄곧 부인하던 A씨는 1심 재판 중이던 지난 2월 돌연 재판부에 자필 반성문을 내고 “형 부부의 헌신을 인정하지 않은 시동생(황의조)을 혼내주고, 다시 우리에게 의지하도록 만들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한편 황의조 선수도 불법 촬영 및 소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20일 황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진행했다.
황씨는 성관계 상대방을 불법 촬영한 뒤 A씨 사건으로 이 사실이 알려지자 사전에 합의된 영상이라고 해명하면서 피해자를 특정할 수 있는 신상 정보를 공개한 혐의를 받는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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