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인도네시아 23세 이하(U-23) 대표팀 감독이 한국 축구의 10회 연속 올림픽 남자축구 본선 진출이 좌절된 데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신 감독이 지휘하는 인도네시아는 26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한국을 상대로 싸운 끝에 승리해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파리 올림픽 출전권 획득에 실패했다.
경기가 끝난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신 감독은 “일단 기쁘고 행복하고 기분이 좋지만, 마음 한편으로 착잡하고 힘들다”고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신 감독은 “승부는 갈라져야 하고 나는 인도네시아를 맡고 있는 만큼 인도네시아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면서 “선수들과 인도네시아축구협회는 물론 밤새 응원해준 인도네시아 국민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는 이번 대회 역대 최초로 4강에 진출했다. 이날 승리한 인도네시아는 역대 첫 올림픽 본선 무대 진출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신 감독은 “지난 4년을 나와 동고동락한 선수들이 많다. 이들을 잘 파악하고 있어서 동기부여만 잘 되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선수들에게 ‘우리가 우승을 못 한다고 얘기할 수 없다. 나는 분명히 결승까지 갈 수 있으니 믿고 따라오라’고 했다”며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계속 심어줬던 게 4강 진출을 이끌어냈다”고 분석했다.
신 감독은 “인도네시아 축구가 발전하고 있으며 어느 팀과 붙어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6월에 월드컵 예선 2차 예선을 마무리하고 3차 예선에 진출하는 게 목표”라며 “그것이 이뤄지면 한 단계 더 높은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인도네시아 축구가 심상치 않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계약 연장에 대해선 “아직 계약서에 서명을 안 했다”며 웃은 뒤 “축구협회장님과 좋은 뜻으로 얘기했다. 계약 연장을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인도네시아는 한국과 120분 연장 혈투 끝에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11-10으로 승리했다. 한국이 올림픽 무대에 나서지 못하는 것은 1984년 대회 이후 40년 만이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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