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반체제 활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생전에 자신의 죽음을 예언한 듯 자신이 사망해도 자신의 자리를 대신할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한 미공개 인터뷰가 공개됐다.
AFP통신은 6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리베라시옹과 LCI 방송이 공개한 인터뷰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해당 인터뷰는 나발니가 모스크바행 비행기 안에서 노바촉 계열 독극물 중독 증세로 쓰러진 후 독일로 이송된 후인 2020년 12월 17일 베를린에서 자크 메르 당시 유럽평의회 의원과 진행한 것이었다. 메르 의원은 유럽평의회 허락을 얻어 해당 영상을 공개했다.
해당 인터뷰에서 나발니는 “만약 그들이 나를 죽이더라도 달라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을 것이다”며 “내 자리를 대신할 준비가 돼있는 다른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 사람의 손에 모든 권력이 쥐어져 있는 국가에 살고 싶어 하지 않는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있다”며 “내가 아니라 내가 대표하거나 대표하려고 한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나발니는 해당 인터뷰를 진행한 이후인 2021년 1월 러시아로 돌아가자마자 공항에서 체포돼 수감됐다. 계속 수감 상태이던 나발니는 지난달 16일 수감 중이던 시베리아 감독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의 지지자들은 그가 노비촉과 같은 신경 작용제로 사망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 관영 언론들은 죽음의 원인이 돌연사라고 보도했다.
나발니는 해당 인터뷰에서 남아있는 이들이 자신의 뒤를 이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함께 일했던) 이들은 내가 오랫동안 수감돼있었기 때문에 나 없이 일하는 데 익숙해서 내가 없더라도 어떻게 해야 할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내가 했던 일을) 이끌어갈 여러 사람들이 있다”고 답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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