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낮잠을 자던 3세 아이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유족은 “어린이집 교사가 휴대폰만 보고 있었다”면서 초동 조치가 미흡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담당 교사는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학부모에게 전달할 알림장을 쓰고 있었다는 입장이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대구 달성경찰서는 지난 21일 대구 달성군의 한 어린이집에서 3세 A양이 숨진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경찰과 대구 달성군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9분쯤 어린이집 교사가 낮잠을 자던 A양이 숨을 쉬지 않는 것을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A양은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목숨을 잃었다. 사망 진단을 내린 의사는 ‘원인 불명의 저산소증’이라는 소견을 냈다.
발견 당시 A양은 엎드린 채 숨을 쉬지 않았다고 한다. 또 얼굴이 노랗게 변한 채 입과 주변에는 토사물이 흘러나왔다고 한다.
어린이집 CCTV를 확인한 A양의 부모는 어린이집의 관리 책임을 물었다. 부모는 “아이가 이를 닦고 낮잠을 청한 뒤 숨진 채 발견되기까지 1시간30분 동안 담임 교사는 누워 있는 10명의 아이들 가운데 앉아 내내 휴대폰만 보고 있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누워서도 40분간 몸을 뒤척이던 아이가 갑자기 엎드린 채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는데 이마저도 50분이 지나서야 교사가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며 “휴대폰 말고 아이들을 주시했더라면 응급조치가 빨리 이뤄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달성군청에 따르면 담당 교사는 휴대폰으로 아이들의 활동 사항을 기록하는 알림장을 작성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군청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알림장은 낮잠 시간에 쓴다”며 규정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지난 2011년 보건복지부와 대한소아과학회가 공동 집필해 배포한 ‘어린이집 건강 관리 매뉴얼’에 따르면, 영아를 엎드려 재우게 되면 돌연사 위험이 18배나 증가해 반드시 바로 눕혀 재우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매뉴얼에는 “어린이집 교사는 영유아 수면 중 반드시 자리를 지키고 관찰해야 한다”고 적혀 있다.
경찰은 A양의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A양의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고 어린이집 내부 CCTV도 분석하고 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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