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19일 지난 21대 총선 때 ‘위성정당’을 만든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를 향해 “천벌 받을 짓”이라고 일갈했다.
국민의힘, 민주당, 정의당의 3040 원외 정치인들로 구성된 초당적 포럼 ‘새로운 질서’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정치 교체와 정치 복원’을 주제로 연 세미나에 초청된 유 전 사무총장은 “20대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태워 선거제도를 만들었는데, 국민의힘은 동의하지 않았으니 그렇다 쳐도 ‘저쪽이 하니 우리도 한다’며 천벌 받을 짓을 이해찬이 했다”며 “위성정당을 만든 것은 해선 안 될 짓”이라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 시절 민주당 주도 연동형 비례제 통과에 반발한 국민의힘이 21대 총선에서 비례 위성정당을 만들자 민주당도 위성정당을 창당한 것을 저격한 것이다.
그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향해서도 “선거 전략상 정치 개혁을 하겠다고 의원총회 결의까지 한 이 대표나 민주당이 선거를 이기기 위해 특정 후보를 꼬시려고 수작했다”며 “요새 선거제 개혁에 그렇게 열의를 갖고 있나. 좀 미심쩍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가 지난 대선 때 다당제 보장 등 정치제도 개혁 카드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에게 ‘러브콜’을 보낸 것을 비판한 것이다.
유 전 사무총장은 “강성 지지층에 끌려다니는 정당이 망한다”며 “국민의힘은 끌려간다고 비치진 않는다. 이쪽(민주당)은 ‘개딸’이니 뭐니, 강성 지지층에 많이 휘둘린다. 훨씬 위험하다”고도 했다.
민주당 일각의 ‘3선 이상 동일 지역구 출마 금지’ 주장에 대해선 “그따위 소리 좀 안 했으면 좋겠다. 반정치주의로, 국민 눈속임”이라고 질타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선 “대통령의 당 장악력은 옛날 총재 시절보다 더하다”며 “그 당(국민의힘) 내막은 잘 모르지만 이렇게까지 제왕적인 대통령은 과거 YS(김영삼), DJ(김대중)보다 더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윤재옥 원내대표가 타협의 정치를 보여줄까 했는데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의 입김이 너무 강해, 되는 일이 없다”며 “여당이라도 대통령실이 개입하면 국회는 난장판이 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의원정수 축소 제안엔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라며 “국회의원 세비를 절반 줄이고 의석을 줄이자는 것만큼 천박한 포퓰리즘이 없다”고 비난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윤 대통령이 제1야당 대표와 만나지 않는 것을 지적하며 “쟁점은 정치 복원인데, 대통령이 야당 대표를 1년 넘도록 한 번도 안 만나는 건 헌정사에 없는 특이한 일”이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야당 대표와의 만남에 인색했던 점을 거론하면서 “문 전 대통령도 정치하기 전엔 시민운동을 했다. 이런 사람들이 대부분 반정치주의자로, 박원순(전 서울시장)도 그랬다”며 “정치하는 놈은 썩을 놈이고, 자기들은 학이라는 그런 사람들”이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문 전 대통령도 그렇게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에게 인색했는데 지금 윤 대통령처럼 이러진 않았다”며 “참 특이한 대통령을 만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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