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비호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개봉을 앞두고 박 전 시장 유족 변호를 맡았던 정철승 변호사가 ‘타살 의혹’을 제기하고 나서자 여당은 “아무 말 대잔치 수준의 궤변”이라고 규탄했다.
문종형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17일 논평을 통해 “박 전 시장 유족의 변호인 정 변호사가 박 전 시장의 자살에 대해 타살 의혹을 제기했다”면서 “정 변호사의 주장에는 ‘타살 가능성’에 대한 근거 제시는 없고 ‘자살 도구로 넥타이를 선택한 것은 난센스’ 등 아무 말 대잔치 수준의 궤변”이라고 밝혔다.
앞서 정 변호사는 지난 14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사건의 내막을 알면 알수록 박 전 시장의 죽음은 미스터리”라며 “나는 박 전 시장이 과연 자살했을까 하는 의문을 갖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사망 전날인 2020년 7월 8일 박 전 시장은 민주당·청와대 관계자로부터 강제추행 고소를 당했다는 이유로 서울시장직에서 사퇴하라는 전화를 받고 크게 반발했다고 한다”며 “사망 당일 박 전 시장이 가벼운 등산복 차림으로 나선 것은 자살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등산로 옆 공터에 있는 자신의 안가에서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서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 변호사는 이날 추가 글을 올려 “어떤 분은 박 전 시장이 유서를 남겼다면서 자살이 확실하다고 했는데, 유서는 자살의 개연성을 높여주는 증거일 뿐 그것만으로 자살 여부를 확정 지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유서 위조는 자살로 가장한 사건들에서 흔히 이뤄지는 조작”이라는 주장도 폈다.
이와 관련해 문 부대변인은 “정 변호사는 이미 박 전 시장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 신상공개 혐의와 후배 성추행 사건으로 재판 결과를 기다리는 잠재적 피의자”라며 “왜곡된 성의식을 가진 인사가 아직도 사회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 전 시장 죽음 미화에 ‘시민운동세력’ ‘인권변호사’ 등의 표현까지 써가며 본질을 흐리는 일부 세력은 대화가 불가능한 사실상 ‘악성팬덤’이며, 성인지 감수성 향상이 필요한 ‘성 의식 붕괴집단’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전 시장 미화 다큐멘터리 ‘첫 변론’ 개봉을 앞두고 ‘타살 호소인’이 된 정 변호사를 보며, 많은 국민은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최소한의 후속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박 전 시장이 세상을 떠난 지 3년이 지났지만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고 일갈했다.
한편 정 변호사는 지난 3월 서울 서초구의 한 와인바에서 후배 여성 변호사를 성추행한 혐의로 고소당했다. 검찰은 지난 14일 오후 정 변호사를 소환조사했다. 정 변호사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상황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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