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고위직 인사를 앞두고 조종태(56·사법연수원 25기) 광주고검장과 이근수(52·연수원 28기) 제주지검장이 사의를 밝혔다. 고검장·검사장급 인사가 연이어 사의를 표하면서 ‘내부 교통정리’도 가속화 할 것으로 보인다.
3일 광주고검에 따르면 조 고검장은 최근 사직서를 제출했다. 2021년 6월 취임한 조 고검장은 지난해 4월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에 반발해 다른 고검장 5명과 함께 사직서를 냈으나 반려됐었다. 그는 검수완박을 강행하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을 향해 ‘국민이 그렇게 우습냐’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조 고검장은 검찰 내부망을 통해 “편법을 앞세운 정치권의 공세를 끝내 당해내지 못했다”며 “누구나 알고 있듯이 그 법은 목적과 수단, 내용 등이 모두 정당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과거의 잘못된 관행에 따르거나 우리 식구를 감싸는 방식으로 그릇되게 권한을 행사한 경우도 있었다. 그것이 개혁 요구의 한 원인이 된 것도 부인할 수 없다”며 “정치적 상황에 따라 검찰의 입장이 달라져 보이는 검찰의 정치화는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이라고 당부했다.
조 고검장은 경남 함안 출신으로 1996년 수원지검에서 임관해 법무부 법질서선진화과장·범죄예방기획과장, 법무부 정책기획단장, 수원지검 성남지청장, 광주고검 차장검사, 춘천지검장, 대검 기획조정부장 등을 지냈다. 퇴임식은 오는 14일 열린다.
이근수 제주지검장도 최근 사직 의사를 밝혔다. 그는 검찰 내부망에 올린 인사에서 “옳고 합당하며 명분 있는 일에 전력을 다하며 약자를 배려하는 마음까지 갖춰 묵묵히 국민의 기본권 보호 의무를 수행하는 명예로운 검찰로 지속되기를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검장은 2002년 서울지검 서부지청 검사로 임관해 청와대 민정2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대검 범죄정보1담당관, 서울중앙지검 2차장, 수원지검 안양지청장, 대검 공판송무부장 등을 지냈다.
그는 검찰 내 ‘기획통’이자 공안 수사 전문가라는 평가를 듣는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장이던 2016∼2017년 검찰 특별수사본부에서 당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이던 이원석 검찰총장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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