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0년 정권을 찬탈한 전두환 신군부에 맞서 민주주의를 지키다가 산화한 오월 영령의 넋을 기리는 부활제가 엄수됐다.
부활제에는 5·18 가해자격인 전두환의 손자 전우원씨가 전씨 일가 중 처음 함께했다.
‘오월의 정신을, 오늘의 정의로’를 주제로 한 부활제는 상여 행렬이 금남로공원에서 1980년 당시 시민군 본부이자 ‘최후의 항전지’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까지 행진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전우원씨는 이날 광주시민을 향해 5·18 당시 학살 만행과 함께 헌정 질서를 어지럽힌 등 할아버지의 죄를 거듭 사죄했다. 오월 영령에 헌화·분향한 전씨의 광주 방문은 세번째다.
부활제에는 5·18 유공자 등 300여 명이 참가해 43년 전 옛 전남도청에서 탱크를 앞세운 계엄군과 맞서 마지막까지 싸우다 산화한 민주 영령들의 넋을 기렸다.
정성국 5·18 공로자회장은 추모사에서 “43년 전 산화한 영령들은 1980년대 대한민국 민주화운동의 뿌리가 됐다”며 “불순 세력의 끝없는 왜곡과 폄훼를 막기 위한 5·18정신 헌법전문 수록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일봉 5·18 부상자회장은 “불순 세력의 겁박에 결코 타협할 수 없다는 것을 공고히 한다”며 “5·18이 국민의 지지와 성원을 받을 수 있도록 힘과 지혜를 모아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제례에 참석한 전우원씨는 “43년 전 대한민국을 지켜야 할 국군이 할아버지 명령에 의해 광주시민들을 비참하게 돌아가시게 만들었다”며 “민주주의를 위해 끝까지 온몸을 바치신 분들께 다시한번 가족을 대신해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했다.
전씨는 행사 직후 열린 나눔행사에도 참여해 5·18유공자들의 식사를 직접 배식했다. 부활제는 계엄군이 옛 전남도청 사수에 나선 시민군을 무력 진압하며 10일간 이어진 항전이 끝난 5월 27일에 1984년 이후 해마다 개최되고 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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