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처가 5·18일 맞아 트위터에 계엄군 사진을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보훈처는 18일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홍보하면서 계엄군과 시민들이 대치하고 있는 사진을 올렸다. 사진에는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굳건히 지켜낸 오월 정신’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트위터 본문에도 같은 문구와 함께 “오늘날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밑거름이 된 오월 정신을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내용이 추가로 적혀 있다.
5·18 당시 시민들은 계엄군의 무자비한 진압에 희생됐지만 이 같은 상황에 대한 설명은 전혀 없다.
해당 사진은 나경택 기자가 촬영한 흑백사진을 AI기술을 활용해 컬러로 복원한 사진이다. 5·18기념재단 아카이브에 저장된 사진을 보훈처에서 활용했다.
이를 두고 트위터에서는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군인이 지켰느냐” “사진 선택이 잘못된 것 같다” “누가 보면 계엄군이 민주화운동 한 줄 알겠다” 등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비판이 제기되는 부분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계엄군에 대한 언급 없이 계엄군 사진을 활용했다는 점이다. 아무런 설명이 없기 때문에 무자비한 폭력을 자행한 계엄군을 마치 옹호하는 것처럼 읽힐 수 있다는 지적이다.
내용과 별개로 사진 선정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5·18민주화운동을 기념할 수 있는 다른 사진 자료가 많은데 굳이 계엄군이 강조되는 사진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5·18기념재단 관계자는 “보훈처에서 아카이브에 있는 흑백 사진을 쓰고 싶다는 요청이 와서 이를 허가했다”며 “사진 자체가 왜곡된 것은 아니어서 사진 자체를 내리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재단 내부적으로도 보훈처의 게시물과 사진 활용 자체가 적절한지 여부에 대해서 추가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훈처는 ‘오해’라는 입장이다.
보훈처 관계자는 “과거, 현재, 미래로 나아가는 여러 사진 이미지를 게시할 계획이었는데, 갈등을 겪는 과거 사진이 처음 나가다 보니 오해를 산 것 같다”며 “결국 불행한 과거를 다 함께 이겨내고 시민들이 하나가 되는 모습과 미래 세대들이 5·18을 어떻게 해석하는지 ‘미래’ 이미지까지 준비해놨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루종일 여러 장의 사진을 올리는 캠페인이다 보니, 캠페인이 다 끝난 뒤에 평가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보훈처는 이날 오전 9시50분 ‘전남도청 앞 광장에 모여 민주수호범시민궐기대회를 연 시민들’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전남도청 광장 사진을 추가로 게시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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