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부부가 미국 뉴욕에서 한밤중 파파라치들로부터 추격을 당했다.
거친 추격전이 2시간가량 이어지면서 해리 왕자 부부가 죽을 고비를 넘겨야 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이번 사건은 해리 왕자의 어머니 다이애나비가 지난 1997년 프랑스 파리에서 파파라치의 추격을 피하다 사고로 세상을 떠난 이른바 ‘다이애나 비극’을 연상케 한다는 반응이 많다.
17일(현지시간) AP통신, CNN 등에 따르면 해리 왕자 부부는 이날 밤 자동차와 스쿠터, 자전거를 탄 파파라치들에게 뒤를 밟혔다.
추격전은 두 사람이 뉴욕시에서 열린 한 자선행사를 방문했다가 자택으로 돌아가는 길에 벌어졌다. 당시 마클의 어머니도 함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 왕자 가족은 오후 9시50분쯤 행사장에서 빠져 나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탑승했다. 경찰이 경호 지원에 나섰으나 파파라치들은 끈질기게 따라붙었다.
결국 해리 왕자 가족은 행사장에서 약 18블록 떨어진 경찰서로 피신해야 했다.
이들은 잠시 경찰서에 머물렀다가 외부 상황이 진정되자 경찰의 호위 하에 택시를 타고 떠났다. 그러나 또다시 파파라치들의 추격이 시작됐다고 한다.
해리 왕자 부부의 대변인은 “뉴욕 맨해튼 거리에서 파파라치들은 거의 재앙에 가까운 차량 추격전을 벌이며 위험하게 추격했다”고 밝혔다.
이어 “추격 과정에서 다른 차량과 행인, 경찰관과 충돌할 뻔한 등 위험한 상황이 여러 번 있었다”며 “공인이 되는 것은 대중의 관심을 받는 것이긴 하지만, 누군가의 안전을 희생시켜서는 안 된다”고 했다.
AP통신은 “이번 추격전은 1997년 프랑스 파리에서 차량 추격으로 인해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사망한 사건을 떠올리게 했다”며 “12살 때 엄마인 다이애나비를 잃었던 해리 왕자에게 이번 사건은 악몽이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찰은 추격전이 길게 이어지지 않았고, 사고 또는 부상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으로 체포된 사람도 없으며, 추가 조사 역시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해리 왕자 부부를 보호한 보안요원은 “누군가의 사망으로 끝날 수도 있었을 만큼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고 했다.
보안요원 크리스 산체스는 CNN과 인터뷰에서 “나는 이런 것을 본 적도, 경험한 적도 없었다. 매우 혼잡했다”며 “자동차를 비롯해 스쿠터와 자전거까지 총 12대 정도가 뒤를 따라붙었다”고 했다.
그는 “시민들이 위험할 수 있었다”며 파파라치들이 연석을 뛰어넘어 인도 위로 올라가거나, 빨간불을 무시하고 쫓아왔다고 했다. 또 해리 왕자 가족이 탄 리무진을 가로막고 사진을 찍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산체스는 “결국 다친 사람은 없었고 해리 왕자 부부도 무사히 아파트에 도착했지만, (충격 때문에) 몸을 떨고 있었다”고 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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