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노동절 연휴 5일 동안 2억7400만명이 국내 여행을 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내 관광 수입은 1480억 위안(28조원)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전인 2019년 수준을 넘어섰다.
4일 중국 관영 환구시보에 따르면 문화관광부는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3일까지 중국 전역에서 여행을 떠난 사람이 2억7400만명으로 지난해 노동절 연휴 때보다 70.8% 증가했다고 밝혔다. 2019년과 비교하면 19.1% 늘었다. 국내 관광 수입도 지난해와 2019년 대비 각각 128.9%, 0.7% 증가한 1480억5600만 위안으로 나타났다. 저장성 항저우 서호, 장쑤성 난징 부자묘 거리, 베이징 이화원, 윈난성 다리고성, 산시성 시안 다안탑 등 명소는 각지에서 몰려든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코로나 봉쇄 3년간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긴 연휴와 맞물려 폭발한 것이다. 중국 상무부는 음식업 매출이 57.9% 급증했고 휘발유(24.4%), 보석(22.8%) 자동차(20.9%) 업종 등의 매출도 모두 증가했다고 밝혔다.
중국 온라인 여행사 취날은 연휴 기간 열차 티켓 동시 구매자가 사상 최고를 기록했고 인기 노선의 경우 지난 1월 춘제 때보다 더 빨리 매진됐다고 전했다. 연휴 마지막 날인 3일 운항된 국내선 항공편은 1만3926편으로 지난해보다 4.4배 많았다. 해외 항공편 예약량도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의 절반 수준을 회복했다. 한국 서울을 비롯해 태국 방콕과 푸켓,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싱가포르, 일본 도쿄와 오사카, 필리핀 마닐라 등이 인기 여행지로 꼽혔다. 싱가포르 연합조보는 “중국인 관광객이 다시 전 세계 관광 시장의 주력이 될 날이 멀지 않았다”고 전했다.
코로나 봉쇄 기간 소비 대신 저축을 늘렸던 중국인들이 다시 지갑을 열기 시작하면서 경기 회복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올해 노동절 연휴는 전례 없는 인파와 쇼핑 열기로 뜨거웠다”며 “연휴 기간 폭발적으로 증가한 소비는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 분명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반면 연휴 기간 살아난 소비가 계속 유지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징둥의 선젠광 이코노미스트는 “경기 회복 전망이 불투명하고 수출과 민간 투자 부진, 디플레이션 압력 증가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경제 성장이 제약받고 있다”며 “고용 불안 해소, 투자 심리 회복, 물가 안정을 달성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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