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여행을 하던 30대 한국 여성이 호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조사에 나선 현지 경찰은 함께 여행하던 남자친구를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해 긴급 체포했다.
30일 대만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후 1시30분쯤 가오슝의 한 호텔에서 화장실 앞에서 쓰러진 A씨(31)를 남자친구 B씨(32)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활력 징후 없이 병원에 도착해 30분 만에 숨졌다. 부검 결과 A씨 신체에서는 왼쪽 뇌수함몰과 두개내출혈, 오른손 타박상 등이 관찰됐다. 법의관은 A씨 상처가 둔기에 머리를 맞거나 벽에 부딪쳐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을 내놨다.
현지 수사당국은 간이 법의학 검사 결과를 근거로 타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B씨를 체포했다. B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한 것이다.
현장인 객실에는 맥주 캔을 비롯해 각종 술병과 음식들이 있었으며 바닥에서는 혈흔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경찰의 B씨 조사는 주타이베이 한국대표부 영사직원 입회하에 진행됐다.
B씨는 A씨가 술에 취해 잠든 것으로 생각했다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그는 “A씨와 객실에서 술을 마셨고, 깨고 나니 침대에서 숨을 쉬지 않고 있었다”며 “A씨가 넘어져서 다친 줄 알고 신고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 22일 B씨와 여행 목적으로 대만에 방문했다. 3박4일 여행을 마치고 지난 25일 귀국을 앞두고 있었다.
현지 경찰은 법원에 B씨에 대한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재판부는 10만 위안(약 440만원) 보증금 조건으로 보석을 허가했다. 또 B씨에게 출국 금지와 거주지 제한 등을 명령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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