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로 홍역을 치렀던 독일이 꾸준히 에너지원을 다각화해 러시아로부터 에너지 독립 선언을 했다.
BBC는 크리스티안 린드너 독일 재무장관이 스위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작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인프라를 완전히 다각화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여전히 에너지를 다른 나라에서 수입하고 있지만, 러시아 수입이 아닌 세계 시장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며 “독일은 새로운 에너지원을 찾았다”고 말했다.
독일은 러시아로부터 가스 수입을 절반 가량, 석유는 3분의 1 정도를 의존하고 있었다. 러시아는 독일이 유럽연합(EU)과 함께 제재안을 발표하자 보복성 조치로 지난해 8월 유럽으로 가는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1을 일방적으로 차단했다. 러시아의 에너지를 무기화하자 당시 독일은 에너지 가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이로 인해 독일의 가스 기업인 ‘유니퍼’가 파산 위기에 몰리기도 했으며, 전기와 가스비가 2~3배 오르기도 했다.
독일은 러시아의 에너지 무기화에 대응하기 위해 석탄 발전시설 재가동, 탈원전 계획 중단, 노르웨이·미국 등에서의 천연가스 수입량 증대 등으로 맞대응했다. 새로운 액화천연가스(LNG)터미널은 약 8개월 만에 완공했으며 추가 인프라 투자도 예정돼 있다고 린드너 장관은 밝혔다.
린드너 장관은 “독일 정책의 변화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며 “메르켈 총리 시대 이후 우리는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또 “그 시대(메르켈 총리 시대)에는 과거의 힘에 주목했다면, 지금 우리는 미래의 힘을 키우고 있다”고 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다보스포럼에서 “올겨울 필요한 에너지 공급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독일이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고 관료주의를 타파할 수 있으며, 매우 빠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숄츠 총리는 “(러시아로 비롯된) 에너지 위기를 친환경 에너지로 변환시키기 위한 전환점으로 보고 가속도가 붙었다”고 말했다. LNG터미널을 친환경 에너지인 수소 에너지용으로 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로이터통신은 숄츠 총리가 새로운 가스개발 사업에 투자할 의향이나, 구체적인 대체원 개발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숄츠 총리는 대신 어느 한 국가에 또다시 의존하지 않아야 한다며 “아예 처음부터 새로운 수소 프로젝트 개발과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면 고착 상태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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