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광운대 교수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관련 검찰 출석에 당 지도부가 총출동한 것을 두고 “공천 받으려고 하는 짓인데, 한심하다”고 힐난했다.
진 교수는 12일 방송된 시사저널TV ‘시사끝짱’에 출연해 “진실은 법정에서 가리면 되는데, 굳이 의원들까지 똘똘 뭉쳐서 이 대표를 호위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공당인 민주당이 사당화되어가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진 교수는 앞서 김남국 민주당 의원이 ‘이럴 때는 단일대오로 같이 도와주고 뭉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한 것을 두고도 “뭉쳐서 살 수가 있겠나”라고 혀를 찼다. 진 교수는 “법원의 판결이라는 건 민주당 의원이 얼마나 뭉쳤느냐, 안 뭉쳤느냐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 증거가 있으면 유죄이고 없으면 무죄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기(민주당)들은 증거가 없다고 얘기하지 않나. 그럼 법원이 알아서 무죄를 내려줄 텐데 뭘 걱정을 하나”라며 “개딸(개혁의딸·이 대표 지지층)들 빼고는 민주당 내부에서도 상당수가 유죄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성남FC 후원이 정말 정당하다면 왜 이 과정에서 ‘쓰리 쿠션’(우회 지원)을 했는지 해명해야 한다”면서 “향후 검찰이 추가 증거를 제시하면 민주당 내부의 분위기도 점차 달라질 것이다. 국민들은 이 사건의 본질에 대해서 (이미) 마음의 판단을 내렸다. ‘이재명’을 빼면 모든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 상황인데, 당연히 연루됐다는 생각(이 합리적)”이라고 일갈했다.
진 교수는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당에 치명적 약점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 탓에 국민과 민주당 지지층 간 생각의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 개인의 문제와 당 차원의 문제는 구분해야 한다”는 게 그의 말이다.
진 교수는 “북한 무인기라는 안보 문제가 터졌는데도 민주당이 반사이익을 못 보고 있다. 당 지지율이 올라가지 않는 건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때문”이라며 “한국 정치에도 ‘양극화’라는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대표 검찰 출석 당일) 길 하나 사이에 놓고 저쪽은 개딸, 이쪽은 국민의힘 극성 지지자들이 서로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해대는 모습을 보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그는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진보를 생각하고 당을 생각해야 한다. ‘진보의 무너진 가치를 어떻게 하면 다시 세울까, 당의 망가진 커뮤니케이션 구조를 어떻게 다시 일으킬까’를 고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지금 본인들의 공천만 생각하고 있는데, 지금 이 상황으로는 총선 못 치른다. 선거 두 번 졌다는 건 지금의 당으로는 안 된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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