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CES 2023에 참석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경기 변동과 상관없이 우리가 예정된 미래라고 하는 것들에 대해 철저히, 그리고 꾸준히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예정된 미래인 탄소감축 시대에 대한 대비를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 회장은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LVCC) 센트럴홀에 위치한 SK그룹 부스를 깜짝 방문했다. 애초 최 회장은 전날 그룹 경영진들과 함께 그룹 부스뿐 아니라 삼성, LG 등 CES 현장을 둘러볼 계획이었다. 그러나 수행원의 코로나19 확진으로 계획을 전면 수정했다. 최 회장은 “다행히 몸은 괜찮다. 어제는 여러 가지 화상 미팅을 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전날과 이날 두 차례에 걸친 신속항원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람들 호응이 어땠는지를 물으며 부스 안에 들어선 최 회장은 약 10분간 부스 투어를 진행했다. SK바이오팜이 선보인 ‘제로 글래스’ 등 뇌전증 발작 감지·예측 의료기기 제품을 살펴보면서 상용화가 됐는지, 얼마나 팔렸는지 등을 물었다. SK E&S가 미국 플러그파워와 합작한 수소전지 홍보가 잘 되는지도 묻는 등 전시된 SK 제품을 일일이 살폈다.
SK그룹이 지난해 ‘동행’에 이어 올해 ‘행동’을 CES 테마로 삼은 건 최 회장 아이디어였다. ‘전 세계 탄소감축 목표량 1%를 SK가 줄이겠다’며 했던 공표에 대한 구체적 로드맵을 담았다. 최 회장은 “기술적으로 어떻게 잘 풀어갈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하는 주제가 탄소감축”이라며 “(이런 고민을) 잘 풀어서 전시해 준 것 같아 상당히 기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번이 첫 CES 관람인 최 회장은 “듣던 대로 역시 규모가 상당히 크다. 여러 회사들의 새로운 기술과 콘셉트를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진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부정적 경기 전망에 대한 SK그룹의 대응을 묻는 말에는 “상태에 따라 시나리오를 구성해 태세를 잘 갖출 것”이라고 답했다.
부스 투어 후 최 회장은 SK푸드트럭을 방문했다. 이곳에서 SK㈜가 투자한 미국 푸드테크 기업 ‘퍼펙트데이’의 대체유 단백질 아이스크림 등을 시식했다. 금세 한 컵을 다 비운 최 회장은 “맛있다”를 연발하며 “말해 주지 않으면 (대체유로 만든 건지) 모르겠다. 우리나라는 수입 안하느냐”고 물었다. “매일유업과 진행 중이다. 인허가에 1년~1년 반 정도 걸린다”는 관계자 답변에 “법이 아직 완비가 안 됐네”라고 말하기도 했다.
라스베이거스=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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