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출신 양향자 무소속 의원이 “한국 정치가 ‘진영 중독’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양향자 의원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치 제도 개혁’이 신년 화두다. 다양성, 비례성을 높일 수 있는 몇몇 제도들이 논의된다”면 “윤석열 대통령 임기 내에 (정치 제도 개혁을) 성공한다면, 어쩌면 ‘역대 최고의 대통령’으로 기록될지도 모르겠다”고 운을 뗐다.
양 의원은 “그전에, 나는 한국 정치가 ‘진영 중독’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 정치는 기-승-전-진영 싸움이다. 그 수준도 점점 낮아진다. 하나의 팩트를 놓고 진영에 따라 해석은 물론 사실 자체가 달라진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바이든’을 ‘날리면’으로 듣고, ‘딸X이’를 ‘짤짤이’로 듣는 세력들이 우리 정치를 망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내가 하던 ‘100점 방역’이 남이 하면 ‘0점 방역’이 되고 남이 하던 ‘0점 국방’도 내가 하면 ‘100점 국방’이 된다”며 “‘이태원 참사’ 책임부처인 행안부 장관에게 응원 화환이 이어지고 상대 진영에게 독설을 날릴수록 후원금과 슈퍼챗이 몰린다”고 말했다.
그는 또 ““너는 어느 편이냐?” 누가 무슨 말을 하면 이것부터 묻는다. 내부 비판이나 충고는 ‘내부 총질’이나 ‘배신’으로 치부된다”면서 “남의 편 말은 아예 듣지 않는다. 그것이 옳건 그르건, 타당하건 아니건, 외면하고 반대하고 조롱하고 적대시한다”고도 했다.
양 의원은 “이 같은 한국 정치 구조에서 ‘영웅’이나 ‘어른’이 나올 수 있을까? 한국은 정치를 하면 할수록 이미지가 나빠지고 오염된다”면서 “선거철만 되면 경륜을 갖춘 중진들은 은퇴를 압박받고, 각 정당은 가능하면 정치와 상관없는 영역에서 ‘새 인물’을 찾는다. 급기야 지난 대선에서는 정치 경험이 아예 없는 대통령을 뽑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진영에 중독된 한국 정치는 더 이상 예의나 품위를 따지지 않는다”며 “지도자라는 사람들이 국민들 앞에서 부끄러움이 없으니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국민은 점점 더 정치를 멀리할 수밖에 없다. 이대로라면 그들만의 리그로 점점 더 고립되고 점점 더 나빠질 것이다”고 자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양 의원은 변화를 위해서 우선 정치인 스스로 ‘진영 중독’이 아닌지 성찰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든 사안을 진영이라는 프리즘으로 보고 있지는 않은지, 중독인 사람들이나 지지자들에게만 둘러싸여 있지는 않은지, 금단현상(지지자들의 외면)이 두려워 끊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국민들께서도 중독자들에게 호응하지 말고 점잖게 ‘치료’를 권해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서지영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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