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계곡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31·여)와 공범 조현수(30)의 1심 판결 중 ‘가스라이팅에 의한 직접살인죄’가 무죄라는 법원의 판단이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31일 인천지검에 따르면 ‘계곡살인’ 사건으로 무기징역과 징역 30년을 각각 받은 이은해와 조현수에 대한 일부 1심 판단에 불복해 이날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검찰은 “이은해와 조현수의 직접 살인 혐의를 무죄로 선고한 1심 판결은 법리를 오해하고 사실을 오인했다”고 항소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또 1심 선고 전 결심공판에서 구형대로 이은해에 대해서는 무기징역 판단이 내려졌지만 조현수에 대해 내린 징역 30년형은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며 양형부당 이유를 더해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앞서 이은해는 1심 선고 다음 날인 28일 곧바로 항소장을 냈다. 반면 조현수는 아직 항소하지 않았다. 형사소송법상 판결 불복시 선고일부터 7일 내로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해야 한다. 이로 인해 항소 기일은 다음 달 2일까지다. 이은해에 이어 검찰도 항소하면서 이들의 재판은 서울고법에서 열리게 될 예정이다.
1심을 맡은 인천지법 제15형사부(재판장 이규훈)는 이은해에게 무기징역, 조현수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또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하고 별도의 준수사항도 부과했다.
검찰은 이례적으로 가스라이팅을 직접살인의 범행 성립 도구로 판단해 이은해와 조현수를 기소했다. 사건 당시 피해자 윤모씨(사망 당시 39세)는 이은해와 조현수의 물리적 유형력 행사 없이 스스로 물속으로 뛰어들어 숨졌기 때문에 통상 직접살인죄 적용은 이례적 판단이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이번 사건이 가스라이팅에 의한 직접(작위) 살인이 아니라 다이빙 후 물에 빠진 피해자를 일부러 구조하지 않은 간접(부작위) 살인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가 여러차례 이은해의 요구를 거절하고 사망 당시에도 이은해의 다이빙 권유를 거절하는 등 자유의지가 없었다고 볼만한 정황이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이은해와 A씨의 관계를 경제적 지원에 의해 유지되는 관계로 판단하고 A씨가 재정 파단에 이르면서 이은해와의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자 정신적으로 힘들어했던 점은 인정했다. 또 가스라이팅에 의한 직접살인죄만 부죄로 인정하고 2건의 살인미수, 살인, 보험사기방지특별법 미수는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한편 이은해는 내연남인 조현수와 함께 2019년 6월 30일 오후 8시24분 경기도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남편 윤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이들은 앞서 2019년 2월과 5월 복어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이거나 낚시터 물에 빠뜨려 윤씨를 살해하려 한 혐의도 받았다.
검찰은 이들이 윤씨 명의로 가입된 생명 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계획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사람은 지난해 12월 검찰의 2차 조사를 앞두고 잠적한 뒤 4개월 만인 올해 4월 경기도 고양시 삼송역 인근 한 오피스텔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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