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유가 하락을 유도하기 위해 전략비축유 1500만 배럴 방출을 공식 발표했다. 더불어 추가 방출 가능성도 시사했다. 다음달 8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다시 오를 조짐을 보이자 유가 안정을 위한 신호를 보낸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에너지 안보 강화를 주제로 한 연설을 통해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존에 발표된 전략비축유 방출 기간을 12월까지 연장하고 에너지부는 추가로 1500만 배럴을 전략비축유에서 방출할 것”이라면서 “필요하면 수개월 이내에 추가로 전략비축유를 방출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것을 지시했다”고 했다.
앞서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인 지난 3월 1억8000만 배럴의 전략비축유를 방출하기로 한 바 있다. 이번에 발표한 1500만 배럴은 당시 승인됐지만 판매되지 않은 물량의 일부다. 현재까지 1억6500만 배럴이 시장에 풀렸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정유사가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있다고 거듭 비판하며 생산량을 늘리고 가격을 인하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지난 6월 중순 원유 가격은 배럴당 거의 40달러가 내려갔으나 소비자 가격은 그만큼 내려가지 않았다”면서 “정유사들은 특히 전쟁 중에 올린 수익을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금에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그는 “현재 전략비축유는 절반 정도인 4억 배럴 이상이 있으며 이는 비상시 대응에 충분하다”면서 “향후 수년간 배럴당 가격이 70달러가 됐을 때 미국 정부는 전략비축유를 채우기 위해 석유를 매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배럴당 70달러는 정유사에도 좋은 가격”이라면서 “나중에 배럴당 70달러로 팔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지금 증산을 위해 투자할 수 있다”고 했다. 이는 정유사에 생산을 독려함과 동시에 전략비축유 보충을 위한 매입 계획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표는 지난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선언이 나오고 미국 중간선거를 3주 앞둔 시점에 이뤄진 것이다. 하지만 미국 에너지 정보청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하루 평균 석유량은 1989만 배럴로, 이번 1500만 배럴 방출은 미국 하루 사용량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하기 위해 투자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의회를 향해 “청정에너지 프로젝트 사업의 허가 기간이 너무 길고 어렵다”라면서 청정에너지 개발을 가속할 수 있도록 관련 인허가 절차를 개혁하는 입법안을 처리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지민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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