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은 월요일’은 없었다. 코스피지수가 지난 주말 ‘카카오 대란’의 악재를 극복하고 17일 상승 마감했다. 외국인의 11거래일 연속 순매수에 힘입어 2200선을 방어했다. 투매를 걱정했던 카카오는 장중 한때 9%를 넘겼던 낙폭을 5%대로 줄였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7.16포인트(0.32%) 상승한 2219.71에 마감됐다. 당초 1.15% 떨어진 2187.17로 개장한 지수는 장중 상승 반전해 2220선을 넘어 2221.05까지 도달했다. 외국인은 2677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지수를 지탱했다. 외국인의 순매수는 지난달 29일부터 11거래일 연속으로 이어졌다. 개인도 53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기관만 317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우려됐던 투매는 없었다. 금융·증권가는 당초 지난 주말 내내 이어진 악재로 이날 증권시장의 급락을 걱정했다. 미국 뉴욕 증권시장이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 15일 오전 5시 하루 전의 급반등을 되돌려 하락했고, 같은 날 오후 3시33분 경기도 성남 분당구 삼평동 SK 판교캠퍼스 A동 지하 3층 화재로 국내 플랫폼 기업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가 작동하지 않은 탓이다.
카카오의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은 지난해 기준 4700만명 이상의 국내 월간활성이용자(MAU) 수를 기록해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애플리케이션(앱)이다. 카카오의 메시지, 포털 사이트, 택시, 은행, 쇼핑, 간편결제, 콘텐츠 이용이 불가해진 지난 주말 국내에서 ‘대란’으로 설명되는 혼란이 빚어졌다.
이로 인해 카카오는 물론, 화재 발생 데이터센터 운영사인 SK C&C 지주사 SK는 일제히 하락했다. 다만 카카오는 낙폭을 오전 중 9.5%까지 키웠다가 주요 서비스를 속속 정상화한 소식을 전하면서 오후 들어 5%대로 좁혔다. 결국 5.93%(3050원) 하락한 4만8350원에 마감됐다.
SK는 3.64%(7500원) 빠진 19만8500원에 장을 끝내 20만원선을 내줬다. 증시 참가자들은 SK C&C 지주사인 SK에서 매도 우위의 움직임으로 ‘카카오 대란’의 후폭풍을 대비하고 있다. 카카오의 미흡한 데이터 분산 관리 판단과는 별개로 SK C&C가 화재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의견이 힘을 받으면서다. SK C&C는 비상장사다.
카카오와 SK의 약세에서 다른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은 상승해 지수를 지탱했다.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가 0.53%, LG에너지솔루션이 1.76%,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98%씩 올랐다. 플랫폼 및 데이터센터 섹터의 경쟁사는 ‘반사 이익’을 얻었다. 플랫폼 기업 네이버는 0.91%,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NHN클라우드의 모기업 NHN은 5.58%씩 상승했다.
코스닥지수도 682.00에 마감돼 0.55%(3.76포인트) 상승했다. 코스닥에서 카카오게임즈가 2.22% 하락했지만 에코프로비엠(4.10%), 엘앤에프(4.08%), 에코프로(9.55%)가 급등해 상승장을 이끌었다.
국내 증시의 이런 상승세는 아시아 주요 증시의 하락과 대조를 이뤘다. 지난주 뉴욕증시의 하락장을 이어받은 일본 니케이지수는 1.16%(314.97포인트) 하락한 2만6775.79, 대만 가권지수는 1.23%(162.07포인트) 빠진 1만2966.05에 각각 마감됐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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