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러시아 희극배우의 장난 전화에 속아 크림대교 공격 배후에 우크라이나가 있다는 점을 털어놨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쿨레바 장관은 러시아 코미디언 블라디미르 쿠즈네초프와 알렉세이 스톨랴로프가 자신들을 2012~14년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마이클 맥폴 측이라고 사칭한 데 속아 화상통화를 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장난전화 영상으로 유명한 이들은 쿨레바 장관과의 통화 영상을 이날 러시아 동영상 공유서비스 루튜브(Rutube)에 공개했다. 영상에서 쿨레바 장관은 크림대교 폭파와 러시아 서부 우크라이나 접경 도시 벨고로드의 탄약고 폭발 등이 우크라이나의 공격임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쿨레바 장관은 “누가 크림과 벨고로드에서 뭔가를 터뜨리고 있는지를 묻는다면, 개인적으로는 그것이 우리라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쟁 전망에 대해서는 “당연히 모든 것은 외교(협상)로 끝날 것이다. 외교장관으로서 나의 역할은 우크라이나가 최대한 유리한 입장에서 협상에 나서도록 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하지만 우리는 모두 협상 테이블에서의 균형(우열)이 전장 상황과 러시아의 경제 상황으로 결정된다는 것을 안다”면서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선 전장에서 승리하고 러시아의 경제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방의) 무기와 제재가 협상 테이블에서 우크라이나의 입지를 강화해주는 두 가지 도구”라며 서방이 계속해서 무기를 지원하고 대러 제재를 강화해줄 것을 촉구했다.
쿨레바 장관을 속인 코미디언 2명은 주로 러시아에 비판적인 외국 인사들을 상대로 폭로성 통화를 해 러시아 정부나 정보기관과 연계돼 있다는 의혹을 받기도 한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815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