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27)이 자신의 메이저리그(MLB) 첫 가을야구에서 팀의 ‘눈’과 ‘발’로 맹활약하며 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5승 3선승제) 진출에 공을 세웠다.
김하성은 10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시티필드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2022 MLB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3전 2선승제) 3차전에서 1타수 무안타, 볼넷 3개, 3득점, 1도루를 기록하며 팀의 6대 0 승리에 기여했다. 안타는 없었지만 특유의 선구안과 빠른 발로 공격에 힘을 보탰다. 특히 이날 도루는 한국 선수가 처음으로 MLB 포스트시즌에서 기록한 도루다.
와일드카드 시리즈 1승 1패, 벼랑 끝 승부에서 7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김하성은 2회 2사 1루 상황에서 들어선 첫 타석에서 7구 만에 볼넷을 골라내며 출루했고, 오스틴 놀라의 선제 2타점 적시타 때 홈을 밟으며 1득점을 올렸다.
4회에는 볼넷에 이은 도루로 ‘2루타급’ 득점 찬스를 창출했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한 김하성은 다음 타석 초구부터 2루로 달린 뒤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도루에 성공했다. 이후 트렌트 그리샴이 3구째에 중전 안타를 때리자 2루에 있던 김하성이 홈을 밟았다. 샌디에이고는 5회초 매니 마차도가 적시타로 1점을 보태 4-0으로 격차를 벌렸다.
6회초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김하성은 8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또 한 번 4구 만에 볼넷으로 출루하며 기회를 열었다. 샌디에이고는 후속타자 그리샴의 우전 안타, 놀라의 희생 번트로 1사 2, 3루를 만들었고, 후안 소토의 2타점 좌전안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김하성은 한국인 메이저리거 타자로선 최희섭 추신수 김현수 최지만에 이어 5번째로 포스트시즌에 진출 중이다. 김하성은 앞선 포스트시즌 1차전에서도 3타수 2안타 1득점 1볼넷을 수확하는 등 팀의 7대 1 승리에 기여하며 화려한 MLB 가을야구 데뷔전을 치렀다. MLB 데뷔전에서 멀티히트를 친 최초의 한국인 선수이자 포스트시즌에서 안타를 친 4번째 한국인 빅리거가 됐다.
이를 비롯해 와일드카드 3연전에서 모두 선발 출전해 8타수 2안타를 기록, 타율은 0.250이지만 볼넷 4개로 출루율은 0.500로 높았다. 공격뿐만 아니라 리그 정상급으로 여겨지는 ‘명품 수비’로 마운드의 부담을 덜어줬다.
샌디에이고는 와일드카드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정규시즌 101승을 거둔 메츠를 좌절시키며 NLDS에 진출했다. 샌디에이고는 오는 12일부터 정규시즌 승률 전체 1위인 LA다저스와 맞붙는다.
한편 뉴욕 메츠는 리그 최강의 ‘원투펀치’ 제이콥 디그롬, 맥스 슈어저를 보유하는 등 객관적 전력에서 우세하다고 평가받았지만 샌디에이고에 발목을 잡히며 일찍 짐을 쌌다. 1차전에서 슈어저가 4.2이닝 7실점으로 무너진 반면, 샌디에이고의 다르빗슈 유는 7이닝 1실점으로 메츠 타선을 꽁꽁 묶었다.
메츠는 2차전에서 2018·2019년 사이영상을 수상한 디그롬이 활약하며 균형을 맞췄으나, 3차전에서 타선이 단 1개의 안타밖에 치지 못하며 맥없이 패했다. 정규시즌 100승 이상을 거두고도 디비전시리즈에 오르지 못한 유일한 팀이라는 불명예도 떠안게 됐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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