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가 직원 간 소통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만든 ‘소통 트립’이 되레 “내부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불만을 사고 있다. 소통 트립은 서로 다른 3개 이상 부서 직원이 참여해 여행을 갈 경우 최대 150만원까지 회사에서 숙소·식사비 등 여행 비용을 지원해주는 프로그램이다.
1970년대·80년대·90년대생 직원이 각각 최소 1명씩 참여해야 하고 여행 인원 7명이 꾸려져야 지원금이 나온다. 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 활동을 위한 용품도 지원된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일상 회복 과정에서 내부 소통을 원활히 하도록 하는 사내 이벤트이다.
12일 삼성화재에 따르면 예상보다 많은 직원들이 소통 트립을 다녀왔다고 한다. 최근 소통 트립에 참여한 한 80년대생은 “1박 2일을 함께 지낸 다음에는 업무적으로 소통할 때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부에선 소통이 아니라 ‘끼리끼리 문화’를 부추긴다는 불만도 제기된다. 소통 트립에 가겠다는 90년대생이 드물어 몇몇 90년대생만 소통 트립에 ‘선발’되고 있다는 얘기다. ‘소통 트립에 함께 가자’는 제안을 받지 못한 90년대생들은 “원래 친한 사람들끼리 가는 여행 비용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라고 비난한다. “평일 여행 경비까지 지원하는데 소수의 친목 모임에 지원이 집중되는 건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70년대생 직원 중에선 ‘MZ 구인난’을 호소하는 직원도 있다. “소통 트립에 참여할 괜찮은 MZ세대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소통 트립은 올해 6~11월 6개월간 한시적으로 도입된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내부에선 세대마다 서로 다른 여러 불만이 제기되고 있어 내년에 또 가동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90년대생들은 소통 트립에 한 번만 참여할 수 있게 돼 있다. 일부 불만에 대해선 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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