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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대만을 침공할 수 있을까 [배병우의 퍼스펙티브]

입력 : 2022-08-24 16:36/수정 : 2022-08-24 17:33
지난 3일 대만을 방문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왼쪽)이 기자회견장에서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함께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간 전쟁 가능성이 본격적으로 언급되기 시작했다. 중국 군용기와 전함들은 양안 간 비공식 경계선인 대만해협 중간선을 무력화할 태세다. 중국군은 대만의 상업 항구 인근 해역까지 미사일을 발사해 앞으로 필요하면 대만해협 어디서든 군사 기동을 할 것을 시사했다.

여기서 중국의 대만 침공과 관련된 질문은 두 개로 나눠서 분석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중국은 대만을 침공할 수 있을까’와 ‘중국은 대만을 침공할까’이다.
비슷해 보이지만 두 질문은 다르다. 전자가 군사작전을 통한 대만 점령 가능성 등 객관적 측면에 관한 것이라면, 후자는 시진핑 주석을 비롯한 중국 지도부의 정치적·전략적 결정과 관련된다. 물론 두 질문이 완전히 별개일 수는 없다. 군사적 성공 가능성이 커야 시 주석이 침공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믿는 게 합리적이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비이성적인’ 우크라이나 침략에서 알 수 있듯이 1인에게 권력이 집중된 독재국가(2018년 3월 전국인민대표회의 이후 중국공산당의 집단지도체제는 시 주석 1인 체제로 대체됐다고 봐야 한다)의 의사결정 구조는 다원주의·민주주의 국가와는 크게 다를 수 있다. 최고 권력자의 오판이나 중국공산당에 쏠리는 비판을 외부로 돌리기 위한 정치적 목적으로 침략을 결정할 수 있다는 얘기다.

객관적 전력에서 보면 중국은 정규군이 200만 명, 대만은 17만 명(예비역 170만 명)에 불과해 상대도 되지 않아 보인다. 또 세계 2위 경제 규모인 중국은 지난 25년간 매년 6~10%씩 국방비 지출을 늘려왔다. 중국은 우선 미사일 발사와 공습, 해상 봉쇄, 미국의 지원 차단 등의 군사 조치를 순차적이거나 동시에 할 것이다. 여기에 대만이 항복하지는 않을 것이다. 대만에 병력을 상륙시켜 대만군을 궤멸시켜야 중국은 승리를 선언할 수 있을 것이다.
깎아지른 절벽이 대부분인 대만 동부해안.

결국, 양안 전쟁의 승패를 가를 핵심 요소는 상륙작전이다. 역사적으로도 중국이 대만을 실효적으로 지배한 시기는 얼마 되지 않는다. 그만큼 대만이 복속시키기 어려운 천혜의 요새이기 때문이다. 중국 본토와 대만은 대만해협을 사이에 두고 짧게는 126㎞, 길게는 180㎞ 떨어져 있다. 중국이 대만에 대규모 병력과 장비를 보내기 위해서는 상륙작전이 불가피하다. 상륙작전은 압도적 공군력과 해군력을 보유해도 실패 가능성이 큰 군사작전이다. 해안에 교두보를 마련하려는 상륙부대가 수적으로 우세하고 준비된 방어선을 돌파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특히 대만의 동부해안은 깎아지른 절벽이며 서부해안 대부분은 펄이다. 대규모 상륙작전이 가능한 지점은 서부와 북부의 13~14개 정도에 불과하다. 대만해협의 기상 조건도 4월과 10월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간 강풍, 높은 파도, 장마, 안개, 격류 등이 심해 상륙작전이 어렵다. 대만은 상륙 가능 지점에 수십 년간 강력한 방어선을 구축해 놨다.

6·25전쟁 당시 인천과 2차 세계대전 때 노르망디 작전이 보여주듯 상륙작전의 관건은 시기와 장소를 속이는 기습에 있다. 그런데 대만 침공의 경우 장소와 시기가 거의 예측 가능하다. 관측 장비의 고도화로 중국이 대규모 침공을 준비한다면 실행 몇 달 전부터 포착될 수밖에 없다. 사실상 기습이 불가능하다.
대만군이 중국군의 상륙작전에 대비해 자주포 발사 훈련을 하고 있다.

대규모 병력을 대만해협 너머로 수송하는 것은 난제 중의 난제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수십만의 병력을 수송하려면 민간선박 차출이 불가피한데, 이들 상당수는 대만의 F16 전투기나 미라주전투기에 장착된 미국제 하푼 공대함 미사일의 밥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용케 미사일을 피해 대만 해안에 접근한다 해도 부설된 기뢰를 만날 텐데 이를 제거하는 작전은 위험할 뿐 아니라 시간도 오래 걸린다”고 지적한다.

미국이 공식적으로 불개입 원칙을 지키더라도 해저에서는 다르다. 해저에서는 공격 주체를 파악하기 어려우므로 미국의 핵잠수함들은 중국의 병력 수송선이나 잠수함을 과감히 공격할 것이다.

천 수석은 “대만해협을 건너다 수송선의 80~90%가 격침될 것”이라며 “수십만 명이 살상되고 패전을 하면 중국 공산당 지배체제마저 흔들릴 수 있는데, 시 주석이 이렇게 위험한 결정을 하겠느냐”고 반문한다.
이성훈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도 “중국으로서는 경제적 피해와 함께 대만의 결사 항전 의지, 미국과의 군사력 격차 등으로 군사적 모험을 선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하나의 중국’ 정책의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해 위협을 고조시킬 수는 있지만, 전면전 수준의 침공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고 했다.

배병우 기자 bwbae@kmib.co.kr, 경영전략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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