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고시원 원장이 20대 여성 입실자가 쓰다 떠난 방에 악취가 진동한다며 피해를 호소했다.
12일 온라인에 따르면 서울에서 고시원을 운영한다는 A씨는 지난 9일 고시원 정보를 공유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아이러브고시원’에 글을 올려 “남의 얘기인 줄 알았는데 저도 당했다”고 운을 뗐다.
A씨는 “항상 입실료를 밀리고 닦달하면 그때야 겨우겨우 내던 입실자가 있었는데 여름 되니 그 방 주변에서 너무 냄새가 심했다”며 “문을 열어 방을 확인하고 경악해서 입실료고 뭐고 당장 퇴실시켰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20대 입실자가 쓰던 방은 내창형 미니룸이다. 그는 “입실자가 1년 동안 시켜 먹은 배달 음식 쓰레기를 한 번도 버리지 않고 쌓아뒀더라”며 “방에서 대소변을 봤는지 지린내에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냄새가 진동하고 초파리와 구더기가 바글바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냄비랑 그릇을 공용 주방에 사다 놓으면 계속 없어졌는데 이 방에 다 있었다”며 “이 방에서 냄비 10개, 밥그릇 20개가 나왔는데 구더기 들끓어서 다 버렸다”고 덧붙였다.
A씨는 “놀라운 건 나가기 전까지 이 방에서 먹고 잤다는 것”이라며 “쓰레기는 다 치웠는데 (악취는) 어떻게 손써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A씨는 해당 고시원 방 내부 사진도 공개했는데, 방 안 전체가 온갖 쓰레기로 가득 뒤덮인 모습이다.
해당 글이 올라온 뒤 네티즌들은 입실자에게 저장강박증 등 정신적 문제가 있을 것 같다는 추측을 내놨다. 저장강박증이란 강박장애의 일종으로 어떤 물건이건 사용 여부에 관계없이 계속 쌓아두고 그렇지 않으면 불쾌하고 불편한 감정을 느끼는 상태를 말한다.
A씨는 입실자의 우울증이나 정신장애가 의심돼 가족에게 연락했으나 ‘성인인데 우리도 어떻게 할 수 없다’는 답을 받았다고 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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