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를 시도하다가 무시당했다는 이유로 내연녀를 살해한 70대 남성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이규훈)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75)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A씨는 지난 4월 7일 오후 인천 미추홀구에 있는 내연녀 B씨(78) 집에서 주먹과 둔기 등으로 폭행해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주먹으로 B씨의 얼굴을 수차례 폭행한 뒤 TV 리모컨과 스테인리스 컵으로 여러 차례 내리찍은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119 구급대에 신고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고 쓰러진 B씨를 방치한 채 현장을 떠났다.
외력에 의한 다발성 손상으로 숨진 B씨는 다음날 가족에게 발견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B씨와 술을 마신 뒤 성관계를 시도하다가 자신이 무시당했다고 생각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3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범행 동기와 경위, 범행 수법에 비춰 그 죄책이 매우 무겁고 범행 후의 정황도 매우 불량하다”면서 “피해자는 피고인으로부터 폭행을 당해 사망하기까지 극도의 공포와 고통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피해자의 유족들 또한 크나큰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까지 아무런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았고, 피해자의 유족은 피고인에 대한 엄한 처벌을 원하고 있다. 살인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중대한 범죄로 그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질타했다.
이어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있고, 과거 폭력 범죄로 1회 벌금형을 선고받은 외에 다른 처벌 전력은 없는 점을 고려했다”면서 양형 이유를 밝혔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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