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대규모 하수처리장 27곳에서 필로폰을 포함한 불법 마약류 성분이 검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4월까지 1년간 진행한 2차 ‘하수역학 기반 신종·불법 마약류 사용행태 조사’ 결과를 23일 공개했다. 식약처가 전국의 대규모 하수처리장 27곳을 연 4회씩 정기조사한 결과, 필로폰은 2020년에 이어 올해에도 모든 곳에서 검출됐다. 엑스터시는 21곳, 암페타민은 17곳, 코카인은 4곳에서 나왔다.
강원지역 2곳을 포함해 산업·항만·휴양 지역 13곳 하수처리장을 1주 이상 조사한 집중조사에서도 필로폰은 모든 곳에서, 엑스터시는 9곳, 암페타민은 8곳에서 검출됐다.
필로폰의 일일 평균 사용 추정량은 1000명당 약 23㎎으로 전년도 동일지역 평균 21㎎보다 소폭 증가했다. 이는 호주(약 730㎎)의 약 3.1%, 유럽연합(약 56㎎)의 약 41% 수준이다.
코카인의 일일 평균 사용 추정량은 1000명당 약 0.6㎎으로 2020년의 약 0.3㎎보다 다소 증가했다. 호주(약 400mg), 유럽연합(약 273mg)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조사대상 하수처리장은 경기 7곳, 서울·부산·경남 각 4곳, 강원·인천·전남 각 3곳, 제주·울산 각 2곳, 충북·충남·전북·경북·대구·광주·대전 각 1곳 등 총 27곳이다.
식약처는 국내에서 사용·유통되고 있는 마약류 사용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2020년 4월부터 하수역학 기반 마약류 조사를 시행해 왔다. 다만 분석은 검출된 마약류가 전량 인체로부터 배출된 것으로 가정해 진행된다.
이 조사는 하수처리장에서 시료를 채취해 잔류 마약류의 종류와 양을 분석한다. 또 하수 유량과 하수 채집지역 내 인구 등을 고려해 인구 대비 마약류 사용량을 추정하는 방법으로 이뤄진다.
폐기된 마약류의 하수 유입 가능성, 강수량 등 변수가 있으나 실제 국내에서 사용되는 마약류의 종류 등을 파악하는 데 의의가 있다.
식약처는 “조사결과를 마약류 사용에 대한 국민적 경각심을 높이고 수사·단속과 홍보에 활용할 계획”이라며 “필요한 지역에선 집중조사를 추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서량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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