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원로 인사인 유인태 전 의원은 9일 “민주당이 4·7 재·보궐선거부터 세 번 연거푸 진 것도 강성 팬덤의 영향을 받은 탓”이라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강성 팬덤이 자산일 수는 있지만 거기 끌려다니면 망하는 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팬덤이 없는 사람들은 팬덤이 있는 걸 한편 부러워하지만 저거에 끌려다녀 가지고는 뭐하러 대의민주주의를 하느냐”고 물었다.
유 전 의원은 또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자리 제안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받기는 받았다”면서도 “두 달짜리 가서 당 밖에 있던 사람이 갑자기 할 일이 뭐가 있느냐. 잘 알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차피 전당대회 잘 치를 사람이면 의원들 중에 하라고 그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와 관련해선 “본인을 위해서는 안 나오는 게 좋다”며 “앞으로 대선이 5년 남았으니 당분간 길게 내다보고 가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제언했다. 이어 “대통령 선거 떨어지자마자 이러는 후보는 처음 보잖냐”며 “여러 가지로 지금은 조금 쉴 때”라고 부연했다.
이재명계 의원들이 ‘당이 원해서 출마한 것인데 책임론을 뒤집어씌우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것을 두고는 “당이 원하기는 무슨 당이 원하냐”며 “세상이 다 아는 걸 가지고 자꾸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라”고 일갈했다.
유 전 의원은 6·1 지방선거에서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가 출마하면서 공석이 된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이 고문이 출마한 것을 두고 “둘이 대충 얘기가 돼서 그렇게 시나리오를 짰다고 봐야 될 것 아니냐”며 “하다못해 서울에서 구청장 한두 개라도 더 건질 수 있는데 나쁜 영향을 줬다는 건 송 후보 성적표가 말해주는 것”이라고 평했다.
유 전 의원은 지방선거 직후 미국으로 떠난 이낙연 전 대표를 두고도 “지방선거를 뛴 후보들한테 상당히 서운함을 줬던 것 같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러면서 “알던 사람, 캠프에서 뛴 사람들의 지역에만 가서 조금 지원하고 대부분 안 했던 것에 많이들 서운해하더라”며 “이왕 (한국에) 남아 있었으면 좀 도와 달라고 하는데 시원시원하게 지원하지, 있으면서 그런 행보를 보였다”고 비판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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