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는 윤석열 정부의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출범을 두고 “삼권분립을 파괴하고 검찰 공화국으로 만들겠다는 저의와 다름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 사법개혁위원회는 31일 법원 구성원 내부 게시판에 “민주주의 헌법정신을 가진 이라면 누구든 나서서 막아야 한다”며 이 같은 내용의 성명서를 게시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 임기 내에는 대법관 13명과 헌법재판관 전원 9명의 교체가 예정돼 있다. 이와 관련해 법원본부는 “법무부 장관 직속이면서 현직 검사들로 구성될 ‘인사정보관리단’이 대법관과 헌법재판관에 대한 인사검증을 하게 된다면, 이는 수사와 기소 권한을 가진 검찰로 하여금 독점적 정보력까지 더해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공직 후보자 중에는 대법원장, 대법관, 헌법재판관이 있어 결국 법무부에서 사법부의 최고위 법관을 선택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며 “결국 인사 검증이라는 미명 하에 검찰이 재판의 최종 심판자인 고위 법관들을 독점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 대원칙인 삼권분립을 무력화시키고, 민주국가 대한민국을 견제와 균형 없는 검찰 공화국으로 만들겠다는 저의와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법원본부는 또 “법관들은 평소 금과옥조로 여기는 사법부 독립이 철저히 무시당하고 침해당할 위험에 처해 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지금이야말로 사법부(법관) 독립과 삼권분립이라는 민주사회 헌법정신을 위한 목소리를 내, 신뢰 회복을 위한 마중물이 돼야 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의 정책실장·민정·일자리·인사수석실을 폐지했다. 이에 따라 과거 민정수석이 맡았던 대통령 친인척 관리·인사 검증·사정 업무 등 역할이 분산됐는데, 이 중 인사 검증 업무를 법무부가 맡게 됐다. 법무부는 20명 규모의 인사정보관리단을 신설해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 업무를 맡길 예정으로, 다음달 7일 출범을 앞두고 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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