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인준 표결을 앞둔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0일 “(인준만 된다면) 구두 뒤축이 닳도록 뛰어다니면서 (야당 의원들을) 설득하겠다. 대화하고 소통하고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한 후보자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마련된 한국생상선본부에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저로서는 최선을 다해 설명했다. 거의 모든 쟁점이 일단 설명은 다 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인준 표결을 앞둔 소감을 묻자 “국회에서 여야가 잘 협의해 굉장히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사전 소통이 있었냐는 질문에는 “어제 아침에 통화했다. 어떤 특별한 내용은 없었다”면서 “본인(윤 대통령)은 청문회와 인준 절차가 잘 끝나면 모든 것을 협치 차원에서 끌어나가고 싶다, 그런 말씀을 하셨다”고 전했다.
그는 인준이 된 후 총리로서의 청사진을 묻자 ‘협치’를 거듭 강조했다.
한 후보자는 “양당의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양당 정책이 비전이나 목적 면에서는 비슷한 부분이 많다”며 “방법론에서 다소 차이가 나는 것들이 있는데, 극복 못 할 만한 일들은 별로 없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특히 경제 분야에서는 목적과 비전을 포함해 국민을 위해, 국익을 위해서 해야 할 일들에 대한 상황들이 크게 다르지 않다”며 “국민의힘과 민주당 간 협의를 통해서, 합의를 이룰 수 있는 부분들이 상당히 많다고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가 필요하면 중간에 서서라도 양당 간에 많은 합의를 이룰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국정이 축적의 산물이듯 정치권에 있어서 협치도 이렇게 쌓여야 서로 간에 하나의 신뢰가 있고 또 생긴다”며 “그래야 좀 더 큰일을 같이 할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후보자는 마지막으로 “오늘 오후에 모든 인준 절차가 잘 된다는 전제하에 말씀드린 것”이라고 했다.
국회는 이날 오후 4시 본회의를 열고 한 후보자 인준에 대한 표결을 진행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이던 지난달 3일 한 후보자를 지명한 지 47일 만이다. 총리 인준을 위해서는 국회의원 재적 과반 출석·출석 의원 과반 찬성이 필요하다.
167석 ‘거대 야당’ 더불어민주당의 표결 방향에 따라 가결 여부가 갈리는 구조다. 민주당은 본회의에 앞서 의원총회를 열고 한 후보자의 인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당 지도부의 뜻은 여전히 부결 쪽으로 기울어 있다. 일찌감치 한 후보자의 전관예우 등 문제와 각종 의혹을 지적하며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다만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 정부에 대한 발목잡기로 비쳐 역풍이 불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는 점,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는 인준 찬성 메시지를 내비친 점 등이 변수로 꼽힌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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