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최근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와 테라USD(UST)의 폭락 사태와 관련해 어떤 펀드도 고수익을 약속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UST와 루나를 발행한 테라폼랩스는 투자자가 UST를 예치하면 연 20% 이자 수익을 주겠다면서 투자자들을 대거 끌어 들였었다. 금융업계에서는 이 같은 구조는 사실상 외부에서 계속 자금이 들어와야 유지 가능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왔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연 20% 이자 수익을 언급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투자펀드도 이런 약속을 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정 부회장은 “구조를 모르기에 조심스러우나 투자 수익 또는 쉬운 말로 예치이자 20%가 어떤 뜻인가 하면 전 세계의 금융산업이 재편돼야 한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산업의 기존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무리한 이자를 테라폼랩스가 제시했었다는 의미다.
정 부회장은 “탑 플레이어의 수익률이 몇조원 한정 자산 내에서 비용(fee)을 제외하고 10∼15% 정도지만 이것도 약속하지 못 한다”고 적었다.
이어 “간단한 내용을 보면 상시가 아니라 특정 이벤트에 특정 고객에만 주는 것 같기는 한데 그래도 벅차 보이는 숫자”라고 덧붙였다.
정 부회장은 또 세계 경제의 불안 요인 및 향후 전망으로 ▲2008년부터 전 세계 국가들이 쏟아낸 엄청난 통화량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 물류 마비가 야기한 식량·에너지·소재 등의 물자 부족 ▲가파른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가파른 금리 인상 ▲그 결과로 예상되는 주가하락과, 투자 축소, 한계기업 출현, 환율 전쟁을 꼽았다.
정 부회장은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환율 불안정, 물자 부족, 가계 채무 불안 등 어느 것이 원인이고 어느 것이 결과인지도 구분 안 되는 거센 파도들, 이 정도면 잠 못 이루기에 충분하지 않나”라고 적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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