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재판에서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공무원들을 접대하느라 힘들다고 토로한 내용이 담긴 녹취파일이 공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이준철)는 9일 김씨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정민용 변호사의 공판을 열었다. 이날 법정에선 정 회계사가 2020년 7월 29일 한 카페에서 김씨를 만나 나눈 대화를 녹음한 녹취 파일이 재생됐다.
녹취파일에는 “대장동은 막느라고 너무 지쳐. 돈도 많이 들고”라며 “보이지 않게”라고 말하는 김씨의 목소리가 담겼다. 또 김씨가 “공무원들도 접대해야지, 토요일 일요일에는 골프도 해야 하지”라고 고충을 털어놓자 정 회계사는 이에 “고생하셨다”며 “형님(김씨)의 자리가 힘든 자리”라고 동조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 녹취파일을 재생하기에 앞서 “김만배 피고인이 대장동 사업에 돈이 많이 들고 공무원을 접대해야 하며 시의원 등과 골프를 쳐야 한다는 로비 내용을 언급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 네 번째 공판에 걸쳐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사건의 핵심 증거로 꼽히는 정 회계사의 녹취파일을 재생 중이다. 이 파일들은 정 회계사가 2012∼2014년과 2019∼2020년 사이 김씨, 정 회계사, 남 변호사 등과 나눈 대화나 통화를 녹음한 것으로 이들 일당이 로비를 시도한 정황을 담고 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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