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신사옥 1784는 업무 공간이자 동시에 네이버의 미래 기술을 시험하는 테스트베드 역할도 수행한다. ‘테크 컨버전스 빌딩’을 컨셉으로 건축된 1784는 세계 최초의 로봇 친화형 빌딩을 지향한다.
네이버는 지난 13일 언론에 1784를 최초로 공개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건물 곳곳을 누비는 로봇이었다. 자율주행 로봇 플랫폼 ‘어라운드’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로봇 ‘루키’는 임직원들의 업무를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루키는 택배 등 우편물을 직원의 자리까지 배달한다. 우편물을 루키에 올려놓고 스마트폰 QR코드로 직원 정보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자리까지 가져다준다. 루키는 1784 건물에 구축된 클라우드와 5G네트워크를 통해 제어된다. 층간 이동을 위해서 로봇 전용 엘리베이터인 ‘로보포트’가 1784에 설치돼 있다. 네이버는 택배 뿐만 아니라 도시락, 카페 등에서 루키를 활용할 계획이다.
1784 내에는 임직원들의 건강 관리를 위한 네이버 부속의원이 설치돼 있다. 약 300평 규모로 조성되어 재활의학과, 가정의학과, 이비인후과, 비뇨의학과, 건강검진 상담, 내과 진료를 받을 수 있다. 클로바 헬스케어 기술을 적용해 기존 병원에서 불편했던 점들을 보완하고 다양한 의료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제공한다. 네이버는 클로바 헬스케어 기술을 이곳에 적용해 헬스케어 테스트베드로 활용한다.
건물 2층에는 임직원들의 복지향상 차원에서 스타벅스를 입점시켰다. 네이버 임직원들은 1784 내에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 신분증 착용이나 카드 결제 등 별도의 절차를 밟을 필요가 없다. 얼굴인식만으로 모든 시설 이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클로바의 얼굴인식 기술을 적용했다. 2~3m 앞에서도 얼굴 인식이 가능하고, 처리속도도 빠르다고 네이버는 설명했다. 클로바의 얼굴인식 기술은 지난해 전세계의 얼굴인식 알고리즘을 평가하는 FRVT 6위에 오르며 글로벌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네이버는 1784 내 업무공간 배치는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재택근무 수요가 많은 상황이어서 향후 근무 형태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네이버 최수연 대표는 “전면 재택근무를 해도 생산성이나 협업에는 별로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개인에게 선택지를 주고 최적의 업무환경을 만드는 게 맞다. 단 모여서 해야 시너지가 나는 업무도 있기 때문에 업무 공간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 제2사옥인 1784는 주소인 ‘분당구 정자동 178-4’의 이름을 그대로 따왔다. 또 1784년이 1차 산업혁명이 시작된 해라는 상징적인 의미도 담았다.
연 면적 16만5000m2에 지하 8층~지상 28층으로 1사옥인 그린팩토리의 1.6배 규모다.
네이버 임직원 뿐 아니라 카이스트-네이버 하이퍼크리에이티브 AI센터 연구원과 D2SF 투자 스타트업 직원들도 입주해, 함께 혁신을 도모해 나가고 있다. 플랜트샵, 브랜드스토어 등 1784내 총 32명 발달장애인 근무한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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