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동안 함께 산 동거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60대 남성에게 징역 35년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살인과 사체손괴, 사체유기 등 혐의로 기소된 A씨(62)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고 29일 밝혔다.
A씨는 2020년 11월 경남 양산 집에서 사실혼 관계인 B씨와 다투다가 흉기로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인근 공터와 배수로 등에 유기한 혐의를 받았다.
수사 결과 A씨는 도박 빚과 음주, 외박 등 문제로 B씨와 불화를 겪은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 당일도 술을 마시고 오전에 귀가했다가 B씨가 타박을 하자 “시끄럽다”며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살인 후 범행을 숨기기 위해 이틀에 걸쳐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한 시신이 발각될 것을 우려해 불까지 붙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화재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과 경찰이 시신 일부를 발견하면서 A씨 범행의 전모가 드러나게 됐다.
1심은 단지 잔소리를 한다는 이유로 15년간 같이 생활한 B씨를 잔인하게 살해하고도 범행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이어 2심은 “A씨가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이고, 다른 중대범죄 양형과 비교했을 때 유기징역형 범주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징역 35년으로 형량을 낮췄다.
대법원은 2심의 판단에 법리 오해 등 문제가 없다고 보고 처벌을 그대로 확정했다.
원태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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