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 선거일인 9일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기 위해 아파트 주차장과 예식장, 운동시설, 식당 등 곳곳으로 향했다. 편의를 위해 접근성이 좋은 민간 시설을 빌려 투표소로 사용하면서 생긴 풍경이다. 전국에 1만4464개 투표소가 설치된 가운데 이색 투표소들이 유권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경기 광명시 소하2동 제4투표소는 한 고깃집에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서울 광진구 군자동 제2투표소는 한 자동차 대리점에서, 전북 전주시 완산구 효자1동 제3투표소는 한신휴플러스 아파트 주차장에서 투표가 이뤄졌다.
서울 중구 청구초교 야구부 실내훈련장에 마련된 청구동 제1투표소에는 야구배트와 공, 글러브와 모자 등 체육 도구들이 자리해 있었다. 어린이집에 마련된 전주시 우아2동 제3투표소에는 색색의 풍선과 함께 동화책이 진열돼 있다. 이 외에도 예식장 신부대기실, 태권도장 등에 투표소가 설치됐다.
매번 배를 타고 나와 투표를 하는 유권자들도 있다. ‘내륙의 섬’으로 불리는 강원도 화천읍 동촌1리 4반의 주민들은 차로 다니는 도로가 없어 선박을 지원받아 투표권을 행사한다.
투표소는 보통 학교나 주민센터, 관공서 등에 설치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인근에 마땅한 공공기관이나 관공서가 없는 경우에는 이처럼 이색적인 장소에 투표소가 설치되기도 한다.
공직선거법 제147조(투표소의 설치)는 투표소를 투표구안의 학교, 읍·면·동사무소 등 관공서, 공공기관·단체의 사무소, 주민회관 기타 선거인이 투표하기 편리한 곳에 설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투표소를 설치할 적당한 장소가 없는 경우에는 인접한 다른 투표구에도 설치할 수 있다.
이색 투표소 현장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공개되자 누리꾼들은 “오랜 시간이 지났을 때 뽑은 후보는 기억 못 해도 투표소는 생각날 것 같다” “고깃집에서 투표하고 고기 먹으면 되겠다” “예식장에서 투표하면 어떤 기분일까” “자동차 대리점에 간 김에 시승하면 될 듯”이라며 색다른 경험일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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