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를 강제로 주입해도 코로나19에 걸리지 않는 ‘슈퍼 면역자’가 존재하는 것으로 드러나 의학계가 주목하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지난 2일(현지시간)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휴먼 챌린지’ 실험에 대해 보도했다. 휴먼 챌린지는 건강한 사람에게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고의로 노출해 인체 내 기전과 백신·치료제 전략을 탐색하는 실험을 뜻한다.
현재 이 실험에 참여한 34명의 참가자 중 16명은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았다. 이들은 바이러스에 노출된 환경에서는 물론 직접 접촉했음에도 감염되지 않았으며, 아무런 증상도 나타나지 않았다. 혈액 검사 등 각종 검사에서도 양성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
휴먼 챌린지 참가자 피비 가렛(22)은 코로나19에 감염되기 위한 여러 시도를 벌였다. 그는 코, 목 등으로 바이러스를 침투시켰고, 감염자들 틈에서 파티를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감염되지 않았다. 가렛은 “어머니는 우리 가족들은 절대로 독감에 걸리지 않는다고 말하곤 했다”며 “뭔가 있기는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누군가는 이런 시도와 연구를 해야 한다”며 “위험을 감수하고 챌린지에 참여한 것”이라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보상 차원에서 4500파운드(약 720만원)을 지급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휴먼 챌린지 실험을 이끈 크리스토퍼 치우 임페리얼칼리지런던 교수는 “휴먼 챌린지에 참여한 비감염자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면 새로운 코로나19 치료법과 감염 예방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는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최근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 연구진은 코로나19에 노출됐지만, 감염되지 않거나 스스로 항체를 형성시킨 사람의 혈액을 검사하기도 했다. 그 결과 피실험자의 15%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반응하는 면역 세포인 T세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더불어 의학계 일각에선 유전적으로 코로나19 내성이 있는 사람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안드라스 스판 미국 록펠러대 교수는 “감염자와 같은 공간에서 생활했지만 감염되지 않은 사람 중 유전적 내성을 가진 사람들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감염으로부터 완전히 보호될 수 있는 희귀한 유전자 변이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이런 유전자를 확인하면 코로나19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스판 교수는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내성이 있는 사람들의 수용체에서 일어난 변이를 확인하고 HIV를 치료하는 새로운 전략이 나온 것과 같은 방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주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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