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금정구의 한 요양원에서 30대 요양보호사가 80대 치매 노인을 폭행하는 사건이 벌어졌으나 요양원 측은 이런 사실을 파악하고도 은폐하려 한 정황이 드러났다.
1일 SBS에 따르면 특전사 출신 요양보호사 30대 A씨는 지난해 9월 보행 보조기를 끄는 80대 치매 노인의 뺨을 때리고 멱살을 잡아 넘어뜨렸다. 이어 쓰러진 노인의 가슴팍을 무릎으로 짓누르기까지 했다. 이 일련의 장면은 CCTV에 고스란히 담겼다.
노인은 몸에 타박상 등 전치 2주의 상처를 입었고, A씨는 폭행 이틀 뒤 요양원을 그만둔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은 한 달여가 지난 10월 중순에야 공익신고자의 제보로 알려졌다.
공익신고자 B씨는 요양원 내부 CCTV 영상과 폭행 사실을 관할 구청과 노인보호전문기관에 신고했다. 요양원이 폭행 사실을 피해자 가족에게 알린 것도 이때쯤이다. 요양원은 자신들도 직원의 폭행 사실을 몰랐다며 뒤늦게 A씨를 경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해당 요양원은 폭행 사건 바로 다음 날 직원들과 CCTV 영상을 공유하고 대책회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양원장이 “CCTV 영상을 다 지우고, A씨가 요양원을 음해하기 위해 할아버지를 때리고 자발적으로 퇴사했다고 하라”고 직원들에게 지시했다고 공익신고자는 증언했다. 직원의 ‘말실수’로 영업정지 징계나 벌금이 나오게 되면 해당 직원에게 청구할 것이라는 협박성 발언도 했다고 한다.
관할 구청은 이달 중 조사위원회를 열어 해당 요양원에 대해 최종 처분을 내릴 예정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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