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갚지 않은 미성년자를 감금한 뒤 매운 음식을 억지로 먹이는 등 가혹 행위를 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던 20대들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6-2부(부장판사 정총령 조은래 김용하)는 중감금치상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전모(23)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함께 범행한 이모(22)씨와 김모(23)씨도 1심에서는 각각 징역 10개월과 징역 8개월에 처해졌지만, 항소심에서 집행유예가 선고되면서 풀려났다.
전씨 등은 2020년 8월 돈을 빌린 A군(17)이 돈을 갚지 않자 모텔로 불러낸 뒤 68시간 동안 붙잡아두고 여러 차례 폭행하거나 가혹 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A군을 인근 식당으로 데리고 가 매운 불닭 소스와 와사비, 청양고추 등을 억지로 먹이거나 물구나무를 서게 하는 등의 가혹 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옷을 벗긴 뒤 춤을 추게 하거나 “스파링을 하자”며 폭행하기도 했다. 이 과정을 영상으로 찍어 인터넷을 올렸다.
1심 재판부는 이들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범행 경위와 감금 시간, 가혹 행위의 내용 등에 비추어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전씨와 김씨가 1심 판결 이후 피해자와 합의하고 치료비 등을 지급한 점 등을 고려해 집행유예로 선처했다.
재판부는 이밖에도 A군이 입은 상해가 비교적 가벼운 점, A군이 돈을 빌린 후 갚지 않은 것이 범행 발생의 원인이 된 점, 인터넷에 올린 영상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삭제한 점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주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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