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가 점점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가 주택과 고가 주택의 가격 격차를 나타내는 5분위 배율은 역대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30일 KB국민은행 월간 주택시장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5분위 배율은 매매가 9.3, 전세는 7.4로 집계됐다. 이 수치는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08년 12월 이후 월 기준 가장 높은 배율을 기록했다.
5분위 배율은 주택을 가격에 따라 5등분해 상위 20%(5분위)의 평균 가격을 하위 20%(1분위)의 평균 가격으로 나눈 수치다. 배율이 높을수록 전세 및 매매 시장의 양극화가 심각하다는 의미다. 이번 조사에선 상위 20% 아파트가 하위 20% 아파트보다 매매가 기준 9.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걸 의미한다. 마찬가지로 전셋값은 7.4배 높다는 얘기다.
이달 전국 5분위 아파트값은 평균 11억6743만원을 기록했다. 지난달과 비교하면 6136만원이 올랐다. 반면 1분위 아파트값은 지난달보다 257만원 떨어져 평균 1억2575만원으로 나타났다. 격차가 더욱 벌어진 셈이다.
전셋값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같은 기간 1분위 아파트 전셋값은 123만원 올라 평균 8835만원을 기록했지만, 5분위의 경우 2891만원 올라 평균 6억5082만원을 기록했다.
부동산 업계는 상위 20%의 아파트 가격은 계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하위 20% 아파트 가격은 되레 떨어지거나 소폭 상승하는 경향을 보여 양극화가 심화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분위와 관계없이 아파트값이 전반적으로 상승한 수도권에 비해 지방에서 더욱 큰 격차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서울 아파트(매매)의 5분위 배율은 4.1로 기록, 지난달과 동일한 수치를 보였다. 반면 지방 5대 광역시는 5.7, 기타 지방은 6.5로 기록돼 역대 최고 수치를 나타냈다. 전세 기준 5분위 배율은 서울(3.9), 5대 광역시(4.9), 기타지방(6.2) 등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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