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이재명, ‘조국’만큼만 검증하자”
“윤석열, 검찰총장 출신이 정치 ‘기웃’…역사에 죄”
“대장동, 부동산 이슈라 국민들 입장에선 짜증”
“윤석열 의혹은 다 본인과 관련…대장동보다 심각”
“국민의힘 ‘김종인 카드’ 위력 발휘할 것 같지 않다”
“부동산 실패 문재인정부 ‘탓’…국민들께 송구”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2일 이재명 대선 후보 측의 문재인정부 차별화 전략 움직임과 관련해 “차별화는 마이너스의 정치”라면서 “대선에서 이기기 위해선 플러스 정치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일부 친문(親文) 지지자들이 아직 이재명 후보에게 마음을 주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보는가’ 라는 질문에 “여론조사 수치상으로는 그런 흐름이 일부 나타나는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는 것은 (이재명) 후보와 선대위의 몫”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대해선 “검찰총장 출신이 정치권에 기웃거리지 않는, 그 기준과 상식을 깼다”고 비판했다. 이어 “뭐라고 포장해도 (윤 후보의 대선 출마는) 명분 없는 선택이며 윤 후보가 역사적인 죄를 지었다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수사 이후 검증·수사에 새로운 기준이 만들어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공직자들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조국만큼만 검증하자’ 이런 기준이 만들어졌다”면서 “(이는) 윤석열 후보나 이재명 후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언론들은 윤 의원을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그는 “복심이라는 뜻은 문 대통령의 의중을 파악하고 있다는 것인데, 나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그의 정치적 이력을 보면 ‘복심’이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다. 윤 의원은 문재인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에 기용되면서 문 대통령 곁을 지켰다. 문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에는 보좌관으로 일했다.
윤 의원은 국정상황실장으로 근무하면서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주도했던 ‘조국 수사’를 지켜봤다. 그러나 그는 ‘조국 수사’ 당시 청와대 내부의 상황에 대해선 단 한 마디도 답하지 않았다.
다만, 윤석열 후보의 대권 도전 선택에 대해선 강한 비판을 내놓았다. 국민일보는 윤 의원의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국갤럽이 12일 내놓은 여론조사 결과,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도가 37%를 기록했다.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과거보다는 하락하는 추세인데, 그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래도 (문 대통령의 지지도가) 40%에 육박한다. 역대 어느 정권에서도 보기 힘든 높은 지지율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지지율 자체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국정 운영을 뚜벅뚜벅 해온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지율 하락은 대통령제 국가에선 너무 당연한 것이다.
‘지지율 하락이나, 상승이냐’에 취하면 무리한 일을 하게 된다. 옆길로 새서 그런데, 지금 국민의힘을 보면 지지율에 취한 것 같다.
마치 선거를 이긴 것처럼 행동한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나오는 ‘파리떼’나 ‘하이에나’ 논쟁은 다 자리다툼이거든요. 국민과 민생에 대해선 관심이 없어 보인다.”
-이재명 후보가 지난 10일 문재인정부의 공과와 관련해 “100%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부동산 문제는 악화시켰다는 비판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는데.
“이재명 후보가 말씀하신 것처럼 저도 문재인정부가 100%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잘한 것도 있고, 못한 것도 있다. 분명한 것은 문재인정부가 잘한 것이 있다는 것이다.
복지나 사회안전망, 재난·안전에 관한 부분, 코로나19 대응, 평화와 자주국방,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는 문재인정부가 많은 성과를 냈다고 생각한다. 어떤 정부에 대한 평가는 종합적으로, 균형적으로 봐야 한다.
다만, 이 후보도 말했지만 부동산 문제만큼은 문재인정부의 아픈 손가락이라고 본다. 다른 어떤 말이 필요하겠는가. 그 책임은 문재인정부의 탓인 것이고, 국민들께 송구한 부분이다.”
-이재명 후보의 전략을 둘러싸고 문재인정부와의 차별화 얘기가 나오는데.
“차별화는 이분법적인 사고라고 생각한다. 차별화를 상대가 얘기하면, 이간질 전략이 된다. 그러나 지금은 이간질 전략이 통하는 시대가 아니다. 정치권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국민들의 수준이 훨씬 높다.
정치의 기본은 플러스 정치가 맞다고 생각한다. 차별화는 마이너스 정치라고 생각한다.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플러스 정치가 되어야 한다는 게 저의 기본적인 생각이다.
(그는 문 대통령과 이 후보가 지난달 26일 청와대에서 회동했을 때 나눴던 대화를 보도한 언론 기사를 출력해 설명했다. 그러고는 말을 이었다) 그 자리에서 이 후보가 ‘대통령님의 시정연설을 보니 제가 하고 싶은 얘기가 다 들어있어서 너무 공감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그래서 내부에서 보면, ‘차별화’라는 외부의 이간질, 굳이 여기에 말릴 필요가 있나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
이 후보가 이 점을 너무 잘 알고 있을 것이고, 민주당 모든 의원들과 지지자들도 이 점을 너무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강성 친문 지지층이 이재명 후보에게 마음을 다 주지 않는다는 경향이 있다고 보는지.
“여론조사 수치상으로는 그런 흐름이 일부 나타나는 것 같다.
예를 들어, 문 대통령은 지지하지만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데에는 주저하는 사람들, 반대로 이 후보를 지지하지만 문 대통령에 대해 주저하시는 분들이, 정확히 몇 퍼센트인지는 모르겠지만, 통계학적으로 여론조사상으로 나타나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이 부분은 캠프(선대위)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민주당이 용광로 선대위라고 역대급 선대위 구성를 하지 않았나. 이제 큰 틀은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이 용광로가 가동되기 위해서는 기름도 필요하고 운영하는 사람도 필요한 것 아니겠나. 화학적 결합을 해내는 것은 이후 후보와 선대위의 몫이다.
그리고 국민의힘에서는 홍준표 의원이 선대위에 참여하지 않는 것에 대해 왜 언론이 크게 보도를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홍 의원이 참여하지 않으면 국민의힘은 반쪽짜리 선대위 밖에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그 반쪽짜리 선대위에 대한 비난을 외면하고 돌파하기 위해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카드를 꺼낸 것이라 생각해요. 그러나 제가 볼 때 이번 대선에서 ‘김종인 카드’는 그렇게 위력을 발휘할 것 같지 않다.”
-대선은 4개월 조금 덜 남았고, 문 대통령의 임기는 6개월이 조금 덜 남았다. 문 대통령과 이 후보는 대선 기간 동안 어떻게 공존해야 한다고 보는가.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것이 최선의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대통령은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듯이 민생과 코로나19 극복에 집중하시는 거죠. 그것이 저는 임기 마지막까지의 과제라고 생각한다. 문 대통령은 오는 21일 ‘2021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임기 말 구상을 밝힐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후보는 후보대로 자신의 비전과 가치를 제시하고 국민으로부터 평가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각자의 일을 열심히 할 때만이 공존이든, 시너지든, 조화든 그런 것들이 다 된다고 생각한다.”
-윤석열 후보가 지난 3월 4일 문재인정부의 검찰총장에서 사퇴하고, 8개월 뒤에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저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정치를 할 자유와 권한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들고, 큰 칼을 지니는 검찰총장은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역사적 사례를 보면, 윤석열 후보를 제외하고 역대 검찰총장이 42명이다. 그 중에서 정치권으로 진입한 사람은 그 유명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고, 그리고 김영삼정부 때 검찰총장을 지냈던 김도언 전 총장, 딱 이렇게 2명이더라구요. 나머지 40명은 정치권에 기웃거리지 않았다.
저는 윤석열 후보가 그 기준과 상식을 깼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어떤 사람이 검찰총장이 돼서 ‘공정하게 수사하겠다’고 해도 누가 믿겠는가. 정치적 이유 없이, 사심 없이 수사하겠다고 해도 아무도 안 믿을 것 같다.
그리고 최근 윤 후보 말을 들어보면, 자신이 검찰을 이끌었을 때는 ‘검찰이 정정당당하게 했다, 공정하게 했다’고 하는데 지금 검찰에 대해선 ‘불공정하다’고 엄청나게 시비 걸잖아요. 이것은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고 생각한다.”
-윤 후보는 ‘조국 수사’를 통해 ‘반문(反文)’과 정권교체의 상징이 됐는데.
“지금 윤석열 후보의 모습을 보면 많은 국민들이 ‘당시의 (조국) 수사에 사심이 없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저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검증과 수사로 새로운 기준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공직자들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조국만큼만 검증하자’ 이런 기준이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이재명 후보나 윤석열 후보도 마찬가지다. 조국 전 장관만큼 검증하면 되는 것이다.
검찰의 여러 수사가 대선을 앞두고 왜 지지부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 검찰로서는 최선을 다해 비리 의혹들을 명쾌하게 밝혀내는 것이 떨어진 신뢰를 되돌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한다.”
-이재명 후보를 둘러싼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이 대선에 미칠 영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일단 부동산 이슈이기 때문에 국민들 입장에서는 짜증이 나죠. 투자이익이 발생했고, 그게 소수 몇 명에게 돌아가는 그런 상황이라고 생각하고요.
우리나라 부동산 개발의 카르텔과 모순이 아주 극명하게 드러난 사안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결론부터 얘기하면 제도적으로 완비·완결해 내는 것이 저는 핵심이라고 본다.
그러나 대장동 의혹이 대선판을 흔들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이미 팩트에 대해선 많은 확인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 정치적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생각한다. (여야) 양쪽 진영이 세게 치고 박고 싸우는 국면이지 않나.
정치적으로 야당은 여당 후보와 연관되어 있을 것이라고 공격하고 있고, 우리 입장에서는 ‘여당 후보가 뭘 잘못했나’ 이런 것이거든요. 따라서 이것이 어느 한쪽으로만 기울어진, 그런 국면으로는 가지 않을 거라고 본다.”
-대장동 의혹 특검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특검에 대해 민주당 입장은 정해졌다. 지금 검찰이 수사를 하고 있고, 철저하게 빨리 수사를 하는게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거기(검찰 수사)에서 비리가 나오면 단호하게 처리하는 게 맞다. 다만 그렇게 했는데도 (검찰) 수사가 미진하다면 특검해야죠.”
-말실수나 고발 사주 의혹, 부인·장모 의혹 등 윤석열 후보를 둘러싼 의혹들은 어떻게 보나.
“저는 대단히 크다고 보죠. 소위 요즘 세간에 화제인 윤석열 ‘본·부·장(본인·부인·장모) 의혹 아닌가. 빨리 검찰이 수사를 통해서 진실을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대장동 의혹을 봤을 때 이재명 후보가 직접 관련된 것이 없어요. 오히려 대장동 사건의 원인 제공자는 공공개발을 막고 민간에 초과이익이 날 수 있도록 규제를 엄청나게 풀었던 이명박·박근혜정부죠. 그들의 과오가 더 크다고 본다.
그러나 윤 후보를 둘러싼 의혹은 다 본인과 관련된 것들이다.”
-위의 대답에서 ‘김종인 카드’가 그렇게 위력을 발휘할 것 같지 않다고 전망했는데.
“김종인 전 위원장을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를 공학적으로 보시는 것 같다. 선거는 마음을 얻고 감정을 움직이는 것인데, 특히 2030세대에 대해 정치공학적으로 접근하는 것 같다.
두 번째는 콘텐츠에 관한 문제다. 김종인 전 위원장이 유일하게 성공했던 것이 2012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될 때의 대선이었다. 그때는 경제민주화가 성공했다. 박 대통령이 가지고 있는 보수적 색채와 (경제민주화가) 시너지 효과를 냈다.
그러나 지금은 김 전 위원장의 콘텐츠가 안 보인다.”
-윤석열 후보를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띄워준 사람들은 현 여권이라는 얘기들이 많다.
“속된 표현으로, 배신한 사람이 문제이지, 그 사람을 쓴 사람이 무슨 문제인가.
윤 후보가 민주적 절차를 통해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상 저는 그분을 너무 폄하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다만 대통령은 국정운영에 대한 경험과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 대목에 있어선 이재명 후보가 낫다.
또 앞서 말씀드렸지만 역사적 선례, 정의에 관한 문제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드는 칼, 가장 큰 칼 휘둘렀던 분이 그 칼을 놓은 지 8개월도 안 돼서 이렇게 (야당 대선 후보를) 한다는 것 자체가 사리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윤석열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이재명 후보를 앞서는 조사들이 많은데.
“윤 후보가 앞설 수밖에 없는 것은 (대선 후보 선출이라는) ‘컨벤션 효과’라는 게 있지 않겠나.
기본적으로 대통령제 하에서는 정권을 교체하자는 여론들이 높죠. 구조적으로 보면 단임제 대통령제에서 나타나는 문제인 것 같다.”
하윤해 정치부장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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